[경제산책] 노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노력

입력 : 2020-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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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올해 중위연령 43.7세 10년 후 2030년엔 50세 육박

60세 이상 ‘고용률 증가’ 당연 노인 ‘65세 이상’ 개념 바꿔야

130년 전부터 변화 없이 사용

어르신 직업 충실도·윤리 높아 맞춤형 일자리 발굴 고민 필요

 

65세 이상 ‘노인 일자리’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경제를 위해 ‘한국판 뉴딜’이란 전환적 경제·사회 정책을 시작한 것처럼 인구구조의 거대한 변화에 대응한 일자리 대책 또한 마련돼야 한다. 한국판 뉴딜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노인 일자리’ 대책이 반영된다면 바람직할 것이다.

한국 사회의 인구구조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변화를 겪고 있다. 1960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의 인구는 팽창했다. 매년 평균 50만명이 증가했다. 지금은 인구 정체기다. 2012년부터 2040년까지 한국 인구는 연평균 10만명씩 감소한다. 2040년 이후 2100년까지는 수축기다. 연평균 40만명씩 줄어든다.

한국인의 중위연령, 다시 말해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부터 갓 태어난 아기를 연령별로 줄 세워놓았을 때 가장 가운데 위치한 사람의 연령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2000년 한국인 중위연령은 31.8세였는데 2010년에는 37.9세가 되었고, 올해는 무려 43.7세다. 10년 후인 2030년에는 49.5세, 2060년에는 61.3세에 이르게 된다. 말하자면 인구의 절반 이상이 60세가 넘는다. 이렇게 급격하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는 없다.

서형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외환위기가 벌어지던 1997년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30세의 청년이었으나, 그로부터 34년 후인 2031년이 되면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50세의 장년으로 변한다. 1.7년마다 한국인의 중위연령은 한살씩 늙어간다”고 말했다.

1955년부터 1974년에 걸쳐 태어난 세대가 2000만명에 이르는데 이제 이들은 평균적으로 매년 85만명씩 20년에 걸쳐서 65세에 진입한다. 올해가 그 첫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매월 고용동향이 발표될 때마다 일부 언론이나 학자들이 “노인 일자리만 양산됐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한 주장이라 할 수 없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의 비중이 빠르게 커져가는 사회에서 그들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왜 조롱하는가?

‘2020년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고용률 42.9%,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 -1.1%포인트), 30대(74.4%, -1.6%포인트), 40대(76.8%, -1.7%포인트), 50대(74.6%, -0.8%포인트) 등 전 연령층의 고용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한 반면 60세 이상의 고용률은 0.9%포인트 늘어 43.9%를 기록했다. 세분해서 보면 60∼64세 383만8000명 중 취업자는 234만3000명으로 고용률은 61.1%였고, 65세 이상 취업자는 820만3000명으로 35.9%의 고용률을 기록했다.

60세 이상 노인 일자리 중 40%만이 정부 재정을 통해 만들어낸 공익형·사회서비스형 일자리고, 나머지 절반 이상은 음식숙박업·사업지원서비스업 등 민간 일자리다.

앞서 언급한 서 부위원장에 따르면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보는 것은 1880년대 바이마르공화국 비스마르크 시절부터 시작된 개념이다. 65세 이상의 인구가 거의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개념이 그로부터 130여년 지난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다.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부터 바뀌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2018년에 만들어진 새로운 일자리 중 거의 절반이 55세 이상으로 채워졌다. 2024년이 되면 노동자 네명 중 한명은 55세가 넘는다. 30년 전인 1994년의 두배다.

미국 노동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노인들은 해당 일자리가 주어졌을 경우 근무 연속기간이 길다. 직업에 대한 충실도가 높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은퇴자협회가 기업 인사담당자를 조사한 결과 노인들은 직업윤리와 직업을 대하는 긍정적 자세에 있어 다른 연령대를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을 위한 고용서비스의 확충과 컨설턴트, 경험전수 작가, 지역 교육기관 교사 등 노인들이 잘할 수 있는 ‘노인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김용기(아주대 국제학부 교수·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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