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새 농협중앙회장에게 거는 기대

입력 : 2020-01-08 00:00

농업·농촌 공동화 심화되지만 귀농·귀촌 인구는 증가 추세

상반된 경향 동시에 나타나

이달말 선출되는 농협회장

20~40대 농촌유입 이끌고 한국 사회 바꾸는 희망 되길
 


2020년 새해 벽두 한국 농촌과 농업에는 상반된 방향의 두가지 경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그동안 지속돼왔던 농촌 공동화 현상이다. 농가수와 농업인구가 줄고, 농촌 고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또 하나의 경향은 귀농·귀촌 인구의 증가다. 통계상으론 연간 50만명에 달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40대 이하라는 점에서 귀농·귀촌은 우리의 희망이다. 전자의 경향을 억제하고, 후자의 경향을 강화하는 것이 2020년대 한국 농촌과 농업의 과제라 할 것이다.

농촌 공동화 현상의 배경은 산업화와 도시화다.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공장과 기업이 형성되고, 그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일자리와 소득이 도시에서 발생하고 혁신 또한 도시를 중심으로 일어나면서 청년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했던 것이다.

2019년 12월 동북지방통계청(대구·경북·강원 지역을 포괄하는 통계청 산하 지역통계허브센터)이 발간한 ‘최근 10여년 경북지역 농업구조의 변화’ 자료에 따르면 지난 9년 동안 경북의 농가수와 농가인구수는 각각 11.9%, 21.5% 감소했다. 2009년말 경북의 농가수는 20만가구였으나 2018년말에는 17만6000가구로 줄었다. 같은 기간 농가인구수도 48만명에서 37만7000명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인구는 줄었지만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그대로다. 2009년말 18만5000명이었던 65세 이상 농가인구는 2018년말에도 18만30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줄어든 농가인구는 모두 65세 미만의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이 감소한 결과라는 얘기다.

청년은 도시로 이주하고 가임여성의 비중이 줄면서 농촌지역의 저출산 경향은 심화되고 고령화 현상은 강화됐다. 시간이 지나면 노인은 사망하고, 이러한 경향이 계속되면 농촌지역의 노인인구 또한 감소하게 될 것이다. 이제 농촌은 공동화 현상을 넘어 소멸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20~39세 가임여성보다 65세 이상 노인이 2배 이상 많은 지역을 ‘소멸위험지역’이라 한다. 2019년 기준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 이러한 소멸위험지역은 97곳으로 42.5%에 달한다.

인구감소로 지역의 소비와 인프라가 위축되고, 이에 따라 일자리가 줄면서 다시금 인구감소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다. 학교와 병원·교통 등 인프라의 소멸이 이어져 결국 농촌에 대한 재투자가 감소하고 지역경제가 침체하게 되는 것이다. 2018년 기준 농가소득은 도시근로자가구소득의 65.5%에 불과해 15년 전인 2003년(76.4%)에 비해 그 격차가 더욱 벌어져 있다.

농촌의 공동화 현상이라는 큰 흐름에 비하면 아직은 작은 움직임이지만 귀농·귀촌 인구는 증가 추세다. 2019년 6월 발표된 ‘2018년 기준 귀농어·귀촌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2018년 귀농가구는 1만2000가구, 가구원은 1만8000명이었다. 귀촌가구는 32만8000가구, 가구원은 47만3000명이었다. 귀농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4.4세, 귀촌가구주는 그보다 젊은 41.2세였다. 귀농인구는 아직 2만여명에 불과하지만, 귀촌인구는 이미 꽤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 현재 전국 농촌인구가 231만5000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귀촌인구의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마침 1월말이면 향후 4년간 농업협동조합을 이끌 새 회장이 선출된다. 농협은 농촌인구의 감소와 이에 따른 조합원수 감소, 고령화라는 고민에 직면해 있다. 농협이야말로 농촌의 공동화 현상을 억제하고, 귀농·귀촌인구 유입을 북돋는 주체일 수밖에 없다. 농협은 12만 임직원뿐 아니라 800조원이 넘는 금융자산을 보유한 강한 물적 조직이다. 새 농협중앙회장이 20대부터 시작해 일자리 부족의 어려움을 심하게 겪는 40대에 이르기까지 청년들의 도시탈출과 농촌유입의 물결을 일으키면 좋겠다. 교육과 지원을 통해 농협과 농촌, 나아가 한국 사회를 바꾸는 희망의 주체가 되면 좋겠다.
 



김용기는 …

▲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국제정치경제학(금융) 박사 ▲현 아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 ▲현 NH농협금융지주 사외이사 ▲저서 <금융위기 이후를 논하다>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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