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기후위기와 우리의 밥상

입력 : 2019-07-24 00:00 수정 : 2019-07-24 23:39

로컬푸드처럼 생산·유통 과정서 온실가스 발생 적은 식품 선택을

비닐·플라스틱 사용도 줄여야

작은 식품 하나를 고를 때도 환경과 연관해 생각할 필요
 


만 16세의 스웨덴 소녀 그레타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겐 이제 변명거리가 고갈됐다. 시간이 얼마 없다. 인류에게 큰 화가 다가온다. … 이제 당신들은 패닉을 느껴야 한다. 소리치고 마구 날뛰는 패닉이 아니라 노트르담 화재 때처럼 차분하게 지구를 구하는 패닉이 필요하다. 막연한 희망보다 중요한 게 행동이다. 행동을 시작하면 희망이 생긴다.”

매일 보던 푸른 하늘이 사라진 대신 (초)미세먼지와 우중충한 하늘, 때아닌 가뭄과 홍수, 전례 없는 무더위와 폭풍 등이 직접적 기후위기의 징후다. 이것은 농어업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생물종 다양성이나 생존가능성에 영향을 준다. 빙하와 만년설이 녹아 바닷물이 차오르면서 가라앉는 나라가 생긴다.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는 식량위기와 연결돼 매년 세계인구 77억명 중 8억명을 만성적 기아에 시달리게 한다.

그렇다. 현재 지구는 위기다. 우리의 총체적 삶이 위기다. 지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살기 위해서라도 지구를 구해야 한다. 지구를 구하려면 우리의 총체적 삶을 되돌아봐야 한다. 생산·소비·노동·교육·교통·가정·학교·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가 성찰 대상이다.

그중 농업과 가장 밀접한 식생활을 살펴보자. 기후위기를 초래한 온실가스는 자본주의 사회경제시스템뿐 아니라 우리의 생활방식에서 비롯됐다. 동식물 생산·가공·포장·운송 과정에서 전체 온실가스의 4분의 1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크게 세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식품 생산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발생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에너지의 30%가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에 쓰인다. 먹고살자니 어쩔 수 없긴 하다. 그런데 유독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과정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비닐하우스, 대량 축산과 육가공, 기계식 영농, 화학 농약·비료 사용, 자동화한 식품가공, 비닐 또는 플라스틱 포장 등이 문제다.

둘째, 푸드마일리지 차원, 즉 식료품(완제품 내지 원료)의 운반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와 그로 인한 온실가스 발생이다. 현재 23% 정도인 곡물자급률을 7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많은 선진국의 자급률이 100% 이상인 것은 시사적이다. 각 나라가 자급하되 꼭 필요한 것만 교류하면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 사실 우리의 밥상을 잘 살펴보면 수백, 수천㎞를 달려온 음식들이 많다. 대형 트럭이나 배·기차·비행기 등을 통해 장거리 운송이 이뤄지는 경우가 문제다.

셋째, 일상화한 육식생활과 대형 냉장고가 온실가스 발생을 악화한다. 크게 세가지 차원이다. 우선 육식품의 생산·가공·운송·보관이 문제다. 일례로 쇠고기 생산은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배출한다. 50g의 쇠고기를 얻는 과정에서 CO2가 17.7㎏ 배출된다. 소가 먹을 사료 생산이나 고기를 가공·운송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를 모두 합친 결과다. 같은 식으로 보면 50g의 양고기 생산은 9.9㎏, 치즈는 5.4㎏, 달걀은 2.1㎏의 CO2를 배출한다. 식물성 단백질에 비해 동물성 단백질이, 그중에서도 붉은 고기일수록 CO2 배출이 많다.

다음으로 대량 축산을 위해 숲이나 들판을 대대적으로 파괴함으로써 CO2를 흡수할 공간이 사라지는 것도 문제다. 숲이나 들판이 살아 있다면 온실가스의 악영향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끝으로 대형마트와 대형 냉장고다. 한꺼번에 많은 식료품을 사다가 대량 보관을 하며 결국 음식쓰레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전기 소비량과 냉장고 냉매가 문제다.

이제 우리는 밥상과 식생활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우선 온실가스를 많이 유발하는 음식을 줄여야 한다. 육식보다 채식을, 장거리 식품보다 로컬푸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포장을 줄이거나 비닐·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 작은 식품 하나라도 온실가스 유발과 연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계농·화학농·대농보다 유기농·지역농·소농을 지원하고 자급률을 높여야 한다. 물론 식생활 변화만으로 온실가스나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자본주의적으로(즉 화폐·상품·노동·자본 등으로) 구성된 식량 생산과 소비 전반, 나아가 사회 전반을 바꿔야 하기에.
 



강수돌은 …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독일 브레멘대학교 경영학 박사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현 고려대학교 융합경영학부 교수 ▲저서 <행복한 살림살이 경제학> <영화관에 간 경영학자> <중독의 시대>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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