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읽기] 낭만의 도시 피렌체로 떠나는 여행

입력 : 2021-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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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처음으로 만들어진 곳.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첫눈에 반한 베아트리체를 향한 단테의 절절한 사랑의 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은 꽃의 도시 피렌체입니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두세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면 온 지붕이 빨간색으로 덮인 피렌체에 도착합니다.

피렌체의 기차역 이름은 ‘산타 마리아 노벨라(Santa Maria Novella)’입니다. 근처에 같은 이름의 성당이 있는데,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은 성당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산타 마리아 노벨라 약국이랍니다. 이곳에서는 13세기부터 수도사들이 직접 재배한 약초로 화장품·비누·약품 등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전통방식이 그대로 이어져 내려오면서 이제는 전세계인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둥근 돔 모양의 지붕을 이탈리아어로 두오모(Duomo)라고 하는데, 지역을 대표하는 큰 성당을 모두 두오모라 부릅니다. 피렌체의 두오모는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Santa Maria del Fiore)’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꽃의 성모 마리아’란 뜻으로 여러가지 색이 어우러진 대리석 건물은 피렌체의 상징이 됐습니다. 두오모 꼭대기에 올라 피렌체의 정경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이 도시를 배경으로 한 푸치니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 나오는 이 노래가 떠오릅니다. 바로 라우레타 역할을 맡은 소프라노가 부르는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인데요. 제목만 들으면 아버지에게 딸이 부르는 애정이 어린 노래인 것 같지만 사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결혼을 허락해달라며 응석을 부리는 내용이랍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리누치오와 결혼을 시켜주지 않는다면 베키오다리 밑에 흐르는 아르노강에 빠져 죽어버릴 거라고 은근히 협박하는 내용입니다. 사랑의 고통과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서정적인 선율이 어찌나 깊고 풍부한지 모든 시름을 끌어안을 듯합니다.

14세기에 지어진 베키오다리는 ‘오래된 다리’ ‘낡은 다리’라는 뜻으로 실제로 아르노강에 놓인 것 중 가장 역사가 길다고 합니다. 원래 다리 위에 푸줏간과 대장간이 있었는데 강물이 오염되기도 하고 미관상 좋지 않아 16세기부터는 보석상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통로 양쪽으로 금·은과 각종 보석을 판매하는 상점들이 즐비해 있어 다리를 건너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다리를 빠져나오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작품을 볼 수 있는 우피치 미술관이 나옵니다. 이탈리아어 ‘우피치(Uffizi)’는 집무실인 ‘오피스(Office)’를 뜻합니다. 르네상스 시대 숱한 예술가를 후원한 메디치 가문이 법관이나 행정가를 위한 건물을 지었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그들의 소장품으로 전시된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보티첼리·미켈란젤로·라파엘로의 작품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다니 메디치 가문의 위대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갑니다.

예술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지요. 피렌체에서는 1인분을 시켜도 양이 푸짐한 스테이크를 추천합니다. 발사믹 식초와 버터를 곁들인 수제 소스에 구운 안심 스테이크는 그 자체로 정말 예술이랍니다. 디저트는 수저로 떠먹는 달콤한 티라미수가 좋겠네요. ‘티라미수(Tira mi su)’는 ‘나를 위로 잡아당긴다’는 말로, 아주 맛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라는 뜻이겠지만 실제 몸이 공중으로 떠다닐지도 모르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아! 낭만의 도시 피렌체로 훌쩍 떠나고 싶은 요즘입니다.

이기연 (이기연오페라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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