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울타리 야생동물 퇴치 효과 있나

입력 : 2022-08-05 00:00

산간지역 농가들의 큰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는 야생 멧돼지와 고라니·까치 등 유해조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다. 이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것이 전기울타리다. 약한 전류가 흐르는 울타리에 접촉하면 따끔한 느낌이 들어 야생동물의 농장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상당수 시·군이 농가 보조 사업으로 전기울타리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가는 설치비용 절감을 위해 전문업체가 아닌 사설업체에 설치를 맡겨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충북 옥천에서 발생한 전기울타리 감전사고가 그런 경우다. 지난달 12일 옥천군 안내면의 한 밭에서는 농장주 A씨(65)와 딸 B씨(38)가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A씨는 농작물 보호를 위해 3년 전 사비를 들여 전기울타리를 설치했다. 전봇대와 연결된 전기울타리는 220V의 전기가 흘렀고 전압을 낮추는 절연변압기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증평군·보은군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는 현재 야생동물 퇴치용 전기울타리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고 있다. 무단 설치한 전기울타리가 감전사고 위험이 높아 자진 철거를 유도하고 안전기준에 적합한 시설 설치를 권고할 방침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위험한 전기시설을 함부로 설치해서도 안될 일이지만 공식 전기울타리는 잡초가 닿기만 해도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돼 실제 야생동물 퇴치 효과가 거의 없다는 게 농가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시설을 설치했다가 철거한 농가도 있다고 한다. 그나마 지형이 험한 곳은 설치가 어려운 데다 유지·보수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따라서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려면 전기울타리 설치를 지원하는 것보다 유해 야생동물 포획을 늘리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다. 영농현장 농민들도 가뜩이나 늘어난 멧돼지·고라니 등으로 갈수록 농작물 피해가 커지는 만큼 무엇보다 개체수 감축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같은 실정을 감안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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