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확기 농산물 도난 예방에 신경을

입력 : 2021-11-24 00:00

‘코로나19’로 생계형 절도 늘어

낯선 차량 주의 깊게 살펴봐야

 

수확의 기쁨을 누려야 할 계절에 유난히 어두운 표정을 짓는 농민들이 있다. 정성 들여 키운 작물을 순식간에 도둑맞은 농가들이다. 농산물은 현금화가 쉬울뿐더러, 특히 농촌지역은 방범이 취약하고 범죄 대응력이 약한 노인인구가 많아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농촌에서는 농산물 도난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국내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지인 강원 강릉시 왕산면 대기2리 주민들은 배추 수확철을 맞아 마을 곳곳에 ‘농작물 절도행위 금지’ 등의 경고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가을장마로 김장철 배추값이 큰 폭으로 오르자 관광객들이 수확이 채 끝나지도 않은 밭의 배추를 함부로 뽑아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수확기 농산물을 겨냥한 생계형 절도 사건이 늘고 있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지난달 8∼25일 서귀포시 표선면과 남원읍 일대 감귤 하우스 5곳에 몰래 들어가 <황금향> 1t가량을 훔친 혐의로 11월1일 40대 남성을 구속했다. 범인은 주민과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화물차가 아닌 승용차로 이동하면서 만감류 가운데 단가가 높은 <황금향>을 훔쳐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엔 전북 무주에서 인적이 드문 야간을 틈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이 없는 무주읍 외곽지역의 과원을 돌며 사과를 훔친 실직자가 경찰에 검거됐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산물 절도사건은 매년 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2017년 540건, 2018년 507건, 2019년 524건, 2020년 551건에 이어 올해는 7월까지 258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올 7월까지 발생한 2380건 가운데 범인을 잡은 것은 1025건(43.1%)에 그쳤다.

애써 생산한 농산물을 도난사고로 잃게 되면 농가는 깊은 상실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경제적 손실은 물론이고, 심할 경우 한해 동안 흘린 땀과 노고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창고와 비닐하우스 등 대량으로 농산물을 보관하는 장소엔 반드시 잠금장치와 CCTV·도난경보기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CCTV 설치가 어려운 곳에는 블랙박스 장착 차량을 주변에 주차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최근 차량을 이용한 농산물 절도가 늘고 있는 만큼 낯선 차량이 마을을 배회할 때는 주의 깊게 살펴보고, 수상한 점을 발견하면 즉시 경찰에 알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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