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CPTPP 가입, 농업피해 대책이 우선이다

입력 : 2021-10-25 00:00

회원국 대부분 농업분야 강국

추가 시장개방 땐 농가 큰 타격

 

농민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농축산물 추가 시장개방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국회 비준을 앞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에 더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결정까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조만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CPTPP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 가입을 신청하는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농업계는 당연히 강력 반발하고 있다. 농축산물시장의 문이 더 열려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한마디로 겹시름이다.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CPTPP는 2018년 출범했으며 회원국은 호주·뉴질랜드·칠레 등 11개국이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이미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들 회원국 대부분이 농축산물 수출 강국이라는 점이다. 후발주자로 가입을 추진하는 우리 입장에서는 기존 회원국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에 비싼 입장료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 비싼 입장료가 바로 농축산물 추가 시장개방이 될 것이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기존 FTA 양허 수준보다 관세 인하폭이 커진다면 농가는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협상 타결 전 참여한 일본도 기존 쌀 관세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호주에 최대 8400t의 무관세 쿼터를 입장료로 냈으니 우리의 부담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금도 우리나라에 값싼 농산물을 쏟아내고 있는 중국도 지난달 가입 신청서를 낸 것으로 알려져 염려된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위생·검역(SPS) 분야의 ‘구획화’다. 현재는 해당 국가에서 가축질병이나 식물병해충이 발생하면 나라 전체나 지역단위로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해당 농장단위로 국한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만큼 수입을 막을 비관세 장치의 폭이 좁아지는 셈이다.

이처럼 CPTPP에 가입했을 때 농업분야에 큰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제대로 된 대책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수차례의 FTA 체결로 인한 과실은 다른 산업분야가 챙겼고, 반대로 우리 농업은 항상 희생양이 돼야만 했다. 빗장이 하나하나 열릴 때마다 거의 예외 없이 외국산 농축산물은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왔고, 국내 농가는 값 하락으로 수익이 줄어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일방통행식 개방은 옳지 않다. 피해를 보게 되는 농업계에 충분한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다.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피해규모를 분석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이상 농업계에 희생만 강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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