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 북부권역 돼지 ‘도축 대란’ 막아야

입력 : 2021-10-20 00:00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예방적 살처분에 동참한 경기 북부권역의 양돈농가들이 재입식한 돼지 출하를 앞두고 애태우고 있다. ASF 확산 조짐에 여름 내내 출하를 못한 데다 재입식한 물량까지 겹쳐 도축해야 할 돼지가 크게 늘었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도축장이 부족해서다.

경기도와 대한한돈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김포·고양·연천·파주·포천 등 경기 북부권역에서 이달 출하 예정인 돼지는 1만370마리에 달한다. 인접한 양주·인천 강화지역 양돈농가들의 재입식 물량까지 더하면 내년 6월 무렵엔 출하마릿수가 4만여마리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이들 지역은 정부의 ASF 방역대책에 따른 ‘권역화’ 조치로 포천과 연천, 강원 철원에 있는 도축장에서만 돼지를 도축할 수 있다. 하지만 3곳의 지정도축장에서 추가로 도축할 수 있는 물량은 1개월 기준 1만4000여마리에 불과하다. 따라서 재입식한 돼지가 본격 출하돼 향후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면 마땅히 처리할 방법이 없는 까닭에 ‘도축 대란’이 예상된다.

애써 기른 돼지를 도축할 곳이 없어 출하가 늦어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가 떠안게 된다. 출하시기를 놓쳐 돼지의 체중이 늘어나면 육질이 떨어져 제값을 받기 어렵다. 사료비 부담도 만만찮아 사육기간이 길어질수록 농가의 경영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양돈업계는 경기 북부권역의 도축장이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정도축장 확대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대한한돈협회는 해당 지역 농가의 피해를 막기 위해 경기 남부권역의 인천·부천·안양 도축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에 권역화 조치 완화를 건의한 상태다.

일각에선 권역화 방침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축산물 생산·유통이 차질을 빚고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에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선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위험도를 평가해 전염병 발생·전파 위험이 높은 곳을 중점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부는 도축 대란으로 애꿎은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자세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ASF 확산 차단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선제적 방역정책에 참여한 양돈농가들이 이로 인해 또다시 불이익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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