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본질 벗어난 ‘군급식 개선책’ 철회해야

입력 : 2021-10-18 00:00

국방부가 농·축·수협과 수의계약을 통해 조달하던 군 식재료 공급체계를 바꿔 수의계약 물량을 연차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2025년엔 전면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가 14일 밝힌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의 골자는 기존 농·축·수협과의 식재료 공급 수의계약을 2024년까지 유지하되 계약물량을 올해 기본급식량과 비교해 내년엔 70%, 2023년 50%, 2024년 3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25년엔 전량 경쟁입찰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다. 쌀케이크·쌀국수 등 군납 가공식품에 대한 우리쌀 함유 의무 폐지와 흰우유 급식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농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군 부실급식의 원인에 대해 여론은 관련 예산과 전문성 부족, 내부의 관리 소홀 등을 지적하는데, 국방부는 이를 식재료 공급체계 탓으로 돌려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농축산물은 ‘국내산 원칙’ ‘지역산 우선 구매’ 등을 통해 생산농가의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군납농가나 농·축협 입장에선 수의계약 비중을 축소하면 안정적인 농사가 어렵고 결과적으로 판로가 줄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경쟁입찰제도 도입으로 값싼 수입 농축산물과 가격 경쟁이 불가피한 점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모름지기 문제가 발생해 대책을 마련할 때는 원인부터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을 수 있다. 그간 부실한 군급식에 대한 장병들의 불만과 사회적 비판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선 진작 군과 정부가 나서 면밀한 조사와 원인 분석을 통해 대책을 수립했어야 할 일이다.

하지만 사태가 불거지자 국방부는 멀쩡한 식재료 조달체계를 문제 삼아 본질을 흐리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추진 중인 군급식 경쟁입찰 시범사업에선 수입 농식품 사용 급증, 군납기업과의 유착 의혹 등 벌써부터 각종 부작용과 폐단이 난무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방부가 내놓은 개선책이 장병들의 급식 만족도를 높이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외국산 농축산물 소비를 부추기고 납품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본질을 벗어난 군급식 개선책은 철회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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