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밭농업 기계화 너무 더디다

입력 : 2021-10-18 00:00

일손부족 해결할 실질적 대안

예산 늘려 연구개발 서둘러야

 

지금 우리 농가들은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한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농촌 일손부족이 고질병이 된 지 이미 오래지만 올해는 2년째 이어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까지 거의 막히면서 특히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인건비도 큰 폭으로 올랐지만 돈을 주고도 일을 시킬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설령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일손부족 문제는 풀기 힘든 과제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 일손부족 문제를 극복할 실질적인 방안은 기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밭농업 기계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 논농업은 기계화율이 지난해 기준 98.6%로 모든 농작업의 기계화가 이뤄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겨우 61.9%에 불과하다. 2016년 58.3%에서 지난해까지 고작 3.6%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으니 제자리걸음만 했다고 볼 수 있다. 속내는 이보다 더욱 초라하다. 61.9%라는 수치도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정식), 비닐피복, 방제 등 작업 단계의 평균치일 뿐 실제 일손이 많이 필요한 파종과 수확 단계의 기계화율은 각각 12.2%, 31.6%에 그친다. 배추·무·고구마의 경우 파종과 정식의 기계화율은 0%다.

물론 밭농업은 논농업에 비해 농작업이 복잡하고 품목과 지역별 또는 농가별 재배양식이 서로 제각각인 것도 기계화가 더딘 이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책 당국이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관련 예산이 너무 미미해서다. 실제 2017년부터 올해까지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R&D) 예산 3조4553억원 가운데 밭농업 기계화 예산은 겨우 218억원뿐이다.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당연히 연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농진청이 1643건의 연구 과제를 수행했지만 이 중 밭농업 기계화 관련 과제는 12건으로 0.7%에 그친 것이 단적인 예다.

갈수록 심화하는 고령화와 농가 인구감소로 농촌 인력문제는 개선이 쉽지 않다. 앞으로도 영농현장에서 농민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일손부족이 될 것이다. 농민들이 일손이 달려 재배면적을 줄이거나 아예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더이상 생기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밭농업 기계화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충분한 예산으로 이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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