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거꾸로 가는 ‘군급식 개선’ 바로잡아야

입력 : 2021-10-15 00:00

국방부가 추진하는 군급식체계 개편이 수입 농축산물 사용을 부추기는 등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해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일부 부대의 식자재 경쟁입찰 시범사업 추진 과정에선 외국산·냉동 식자재, 가공식품 위주의 저급 수입 농축산물 납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드러났다.

시범사업 부대와 군납업체간 유착 정황도 감지되고 있다. 해당 부대가 입찰공고를 통해 명시한 특정 제품의 상당수가 군납업체의 자체 상품인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군납업체로 선정된 대기업 관계사는 해당 부대를 포함한 일부 군부대에 급식 컨설팅을 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부 국정감사에선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의 군납 식재료 477개 가운데 74.6%인 356개 품목이 외국산으로 밝혀져 논란거리가 됐다.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하면 국내산 군납 농축산물이 대거 외국산으로 대체될 것이란 농업계·시민단체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군급식의 높은 수입 식재료 사용 비중은 법무부 교정시설과 비교해도 사뭇 대조적이다.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구치소가 급식에 사용한 농산물 49개 품목 가운데 외국산은 깐도라지·생마늘종·바나나·냉동옥수수 등 4개 품목(8.2%)에 불과했다. 급식 개선 시범사업에 참여한 부대가 중국산 납품을 주문했던 청양고추·얼갈이·깐마늘·배추 등도 해당 구치소에선 국산으로 공급받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감 현장에선 “자주국방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에게 교정시설 재소자보다 많은 수입 농산물을 먹이는 것이 바람직한지 묻고 싶다”는 질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군급식체계 개편의 목적이 장병들에게 양질의 끼니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면 국방부는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급식 개선안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납품비리, 부실 식자재 공급 등 ‘군급식시스템 개선 시범사업’에서 드러난 폐단과 군납농가 및 공급처의 피해를 감안하면 경쟁입찰을 통한 식재료 조달체계 도입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급한 급식 개선정책 추진도 문제다. 장병들의 건강을 생각하면 국방부는 ‘양질의 급식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원칙 아래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안전하면서 품질 좋은 국산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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