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향세법 도입 기다리다 날 샐라

입력 : 2021-09-15 00:00

국회 본회의 직접 부의도 미뤄져

농업·농촌에 도움 되게 처리 시급

 

‘고향사랑기부제(고향세)’ 도입을 간곡히 바라고 있는 농민들과 농업계가 지쳐가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국회 처리를 바라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이러다 자칫 해를 넘기는 게 아닌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국회 통과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보다 더 어려우니 답답하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만 하나.

고향세법은 지난해 9월22일 관련 상임위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하지만 법사위가 법안 가운데 일부 내용을 문제 삼아 제동을 걸면서 무려 1년 가까이 발이 묶여 있다.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은 13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고향세법 서면부의요구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었다. 국회법상 법사위에 회부된 지 60일이 지난 법안은 소관 상임위에서 무기명 표결해 재적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을 얻으면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다. 계획대로 이날 표결이 이뤄졌다면 27일 본회의에 부의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표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15일 행안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의 논의 결과를 지켜본 뒤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알려진다. 간사간 협의를 거쳐 본회의에 부의할지 아니면 표결 과정을 거칠지 여부는 미정이다. 16일께 본회의 부의 여부에 대해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고향세는 출향인사들이 본인의 고향이나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에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면 세금을 감면해주고, 해당 지자체는 지역의 농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기부금을 활용해 지자체는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2008년 고향세를 처음 도입한 일본은 2020년 기부액이 역대 최대 금액인 6725억엔(약 7조1743억원)에 달했다. 2019년보다 38% 늘었고, 기부 건수 역시 3489만건으로 50% 증가해 농촌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인구 증가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다.

만약 우리도 고향세법이 도입된다면 재정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 지자체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안정적으로 농특산물을 처리할 수 있는 판로까지 생겨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후보 시절인 2017년 고향세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이후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킨 바 있다. 하지만 번번이 처리가 무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농업·농촌은 나열하기 버거울 정도의 여러 요인들로 힘든 상황이다. 마른논에 물이 필요하다. 때를 놓치지 않도록 국회가 고향세법 처리를 서둘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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