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촌 빈집 정비 ‘세제 개편’ 통해 속도 내자

입력 : 2021-06-16 00:00

경관 해치고 주민 삶의 질 저하

세금 줄여줘 철거·매도 유인을

 

깨끗한 농촌을 찾았다가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다. 흉물로 방치돼 있는 빈집 때문이다. 농촌 빈집은 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주민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아울러 관광객이나 체험객의 발길마저 돌려세운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에 따르면 2019년 농촌 빈집은 5만5750동이다. 다른 통계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한국전력공사의 ‘전력데이터 개방 포털’을 이용해 12개월 이상 매월 전력사용량이 10㎾h 이하인 주택을 따져보니 2019년 기준 농촌 빈집은 26만524동이었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는 더 심각하다. 2019년 조사에서 농촌(읍·면부)에 무려 56만149동의 빈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양지차인 3개 기관 통계의 정확도는 제쳐두더라도 농가 고령화와 이농 등으로 농촌에 빈집이 많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더이상 방치해선 안될 지경까지 다다랐다.

정부는 빈집정비계획 수립 등을 의무화한 개정 ‘농어촌정비법’을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여건이 열악한 데다 빈집 소유자가 자진철거를 거부하면 마땅히 손쓸 방법이 없다. 재산권 침해라는 문제에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외국에서 ‘빈집 세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을 참고해볼 만하다. 세금을 더 부과하거나 깎아주는 방안을 활용해보자는 것이다. 일본은 위해성이 높은 ‘특정 빈집’에 대해선 최대 6배까지 재산세를 증액할수 있으며, 반대로 상속 개시 후 3년 이내에 매각하면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영국은 2018년부터 2년 이상 비어 있는 집에 100∼300%까지 지방세를 중과세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해 빈집을 크게 줄이는 성과를 얻고 있다. 빈집세 부과도 눈길을 끈다. 캐나다 밴쿠버시는 1년 중 6개월 이상 비어 있는 주거용 부동산에는 과세표준금액의 일정액을 내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빈집을 철거하면 재산세 과세 대상이 주택에서 토지로 바뀌어 세금이 갑절가량 늘어난다. 방치하는 게 되레 이익이니 누가 철거하려 하겠는가. 상속받은 노후주택을 철거하거나 매도하면 세금을 줄여주는 제도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령이거나 저소득층인 빈집 소유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당근을 주자는 얘기다.

바람으로 모자를 벗길 수 없다면 햇빛을 쬐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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