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택배파업’…애꿎은 농가 피해 더는 없어야

입력 : 2021-06-14 00:00

출하기 맞은 농민들 속수무책

정부·택배노사 서둘러 해결을

 

결국 택배노조가 9일부터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느닷없이 유탄을 맞은 산지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의 파업 이유는 배송 전 이뤄지는 택배 분류업무 때문이다. 택배업체와 노조는 올해 1월 정부와 1차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분류업무는 배송노동자의 업무가 아니고, 부득이 택배노동자가 분류작업을 할 경우 합당한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다 택배업체에서 ‘적용시점 1년 유예’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파업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직거래로 농산물을 판매하는 산지 농가들은 판매 통로가 막혀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다. 공산품이야 판매시기가 조금 미뤄진다 해도 특별한 문제는 없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도가 떨어지는 농산물은 시기를 놓치면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다. 며칠씩 보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농가가 일을 제쳐놓고 직접 도시까지 배달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농촌은 우체국택배 의존도가 높은데 전체 택배노조 조합원 5500여명 가운데 우체국 조합원이 2700여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택배 분류작업을 하지 않기 위해 지연 출근이라는 형식으로 투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정사업본부는 신선식품 택배 접수를 제한한 것으로 알려진다.

매실·초당옥수수 등 당장 출하기를 맞은 농가들은 아우성이다. 택배업체에서 기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발송 물량을 제한하고 있어서다. 또 몇몇 지역은 배송불가지역으로 분류돼 아예 송장 출력조차 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이다. 주문이 밀려들어도 배달이 안되니 고객에게 일일이 연락해 사과하고 환불하는 게 일과가 됐다. 발송됐다고 해서 걱정이 끝난 것도 아니다. 배송은 보통 1박2일 만에 완료되는데 2∼3일가량 걸린다는 지연 소식까지 들려오니 행여 상품성이 떨어져 고객의 불만이 쏟아질까봐 걱정이다.

하루빨리 파업사태가 마무리되길 바라지만 전망은 그리 밝아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택배노사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해 15∼16일 예정된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에서 만족스런 성과가 있을지 불투명하다.

그동안 택배파업 소식이 들릴 때마다 농가는 마음을 졸여왔다. 파업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노사정이 확실히 매듭지어야 한다. 애꿎은 농민이 피해를 입는 일은 더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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