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국가가 맡아야

입력 : 2021-06-07 00:00

최근 대통령 소속 자문위원회인 자치분권위원회가 국가사무인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지방 이양을 추진하고 있어 농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사업이 지방자치단체로 이관되면 재정자립도에 따라 축소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할 수 있어서다.

현재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업무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맡고 있다. 자치분권위원회는 국가 보조 근거를 찾기 어렵고, 지자체에 사업을 맡기면 지역의 축분 등을 먼저 소비함으로써 경축순환농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흙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1997년 도입한 정책사업이다. 영농 현장에서는 정부가 지원하는 유기질비료가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과 땅심을 높여 작물의 생산성·품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축산분뇨 자원화를 통한 환경오염 예방 효과도 커 농민들의 사업 체감도가 매우 높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농가의 유기질비료 지원사업 신청량은 430만t에 달한다. 하지만 배정량은 243만t에 불과해 신청량에 견줘 공급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른 국비 지원규모는 연간 1300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사업을 지방에 이양하면 지자체는 도비 지원 외에 1300억원을 추가로 떠안아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올해 도비조차 편성하지 못한 상태여서 국비까지 부담하게 되면 사업의 축소·폐지는 불 보듯 뻔하다.

지자체가 사업을 맡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 생산한 비료를 지원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농가는 원하는 비료를 구입할 수 없을뿐더러 지역간 자원 불균형도 예상된다.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 불량 비료가 공급될 수도 있다.

이에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의 지자체 이관이 농민들의 경제적 피해로 귀결될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즉각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협 공동퇴비제조장 운영 전국협의회도 반대 성명을 국회에 전달한 상태다.

자치분권위원회는 더이상 농업·농촌의 현실과 동떨어진 논의를 계속해선 안된다. 식량의 안정적 생산과 농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기질비료 지원사업은 지금처럼 국가가 계속 맡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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