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촌 ‘생활 사회간접시설’ 확충 서둘러야

입력 : 2021-06-04 00:00

병의원·보육시설 등 크게 부족

삶의 질 높여 지방소멸 막아야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농촌보다 도시에서 살아야 한다고 한다. 비록 농사가 힘들다고는 해도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보다 공해로 찌든 도시에서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하니 실없는 소리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이야기만은 아니다. 도시에서는 문밖을 나서면 병·의원과 약국이 마치 경쟁하듯 즐비하다. 그만큼 진료와 치료 여건이 좋다. 관절이 아픈 어르신들이 친구들과 병원에 들러 물리치료를 받는 게 일상인 경우도 있다. 조금 과장한다면 ‘툭하면 병원에 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그렇지만 농촌은 사정이 정반대다. 멀리 떨어진 병·의원을 한번 찾아가려면 큰맘을 먹어야만 한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엔 병을 키우게 된다.

전국 3493개 읍·면·동 가운데 건강시설(병·의원, 약국, 식료품점, 편의점)이 아예 하나도 없는 곳이 88곳에 달한다고 한다. 재개발 정비사업 중이거나 개발제한구역인 광역시 동 지역 2곳을 제외하면 모두 농촌지역이다.

이는 국토연구원이 최근 ‘한국형 복합결핍지수’를 개발해 생활 사회간접시설(SOC)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복합결핍지수는 소득·고용·교육·주거·건강·생활환경·안전 7개 영역에 대해 시·군·구 단위 생활 여건을 진단한 것이다

예상한 것과 같이 농촌지역은 낙제점이 많았다. 250개 시·군·구를 10등급으로 나눈 생활 여건 분석에서 농촌은 상위 1·2등급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낮은 등급인 8∼10등급 비율이 20.4%였다. 도시지역의 10%에 비해 갑절 이상 높았다. 내륙과 산간의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생활 여건 결핍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육시설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영유아가 있는데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한곳도 없는 읍·면은 54곳이었다. 또 경찰서·파출소·응급의료센터·소방서 등 안전시설도 태부족하다. 인구 1000명당 광역 시·도는 평균 29.27곳의 안전시설이 있지만 광역 시·도 내 읍·면·동은 겨우 0.12곳에 그쳤다. 도서관·공공체육시설·공원 등 여가시설이 없는 읍·면·동도 136곳이나 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농촌지역의 생활 SOC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농촌 주민들의 삶의 질이 도시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지방소멸이 더 빨리 현실화할 수 있다. 지역별 실정에 맞는 맞춤형 SOC 확충이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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