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안한 꿀 생산…다양한 밀원수림 조성을

입력 : 2021-06-02 00:00

아카시아(아까시나무)는 국내 최대 밀원수종이다. 왕성한 번식력으로 인해 산림에서는 물론 도로변·하천변 등에서도 잘 자란다. 이런 까닭에 우리나라는 벌꿀 생산의 70% 이상을 아카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아카시아 꿀 작황이 썩 좋지 않다. 지난해에는 봄철 이상저온 현상으로 꿀 생산량이 평년의 20% 미만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역대 최악의 흉작이었다. 나무 꽃대의 발육이 부진한 상태에서 많은 비가 내린 탓이다.

올해도 꿀 생산량은 궂은 날씨로 인해 예년보다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올해 아카시아 꿀 채밀량은 평년의 대략 40% 수준에 불과하다. 개화기의 잦은 비와 건조한 북동풍의 영향으로 꿀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아카시아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게 되면 국내 양봉산업은 위기에 처한다. 심각한 것은 양봉산업의 위기가 벌꿀 생산농가만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농업분야에서 꿀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100대 농작물의 71%가 꿀벌의 화분매개 기능에 의존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꿀벌 화분매개의 경제적 가치 평가’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의 주요 작물 75종 가운데 39종이 꿀벌에 의해 화분매개가 이뤄진다고 밝혔다.

양봉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이같은 꿀벌의 활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밀원수가 부족한 가운데 양봉인구가 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양봉업계에 따르면 전국 양봉농가수는 2015년 2만2600여호에서 2017년 2만4700여호, 2019년엔 2만9000여호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이와 대조적으로 밀원수림 면적은 2012년 5만6500여㏊에서 2017년 2만8100여㏊로 절반가량이 줄어든 상태다.

이상기온에 따른 개화시기의 변화로 꿀을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이 짧아진 점까지 감안하면 다양한 종류의 밀원수림을 확대 조성하는 일에 정부와 양봉농가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양봉산업의 미래를 위해 아카시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봄부터 가을까지 계속 꿀을 채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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