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금농가, AI 자율방역 의지 다잡아야

입력 : 2021-05-31 00:00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도 가금농가가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질병관리등급제’를 도입, 방역 우수농가의 경우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AI 방역대책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농장의 자율방역을 AI 방역의 성공 요소로 보고 방역수준을 평가해 우수 농가엔 예방적 살처분을 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AI 발생시 예방적 차원에서 적용하던 인근 농장에 대한 무차별적인 가금류 살처분이 사라지게 됐다. 대신 예방적 살처분 제외 농가에서 AI가 발생하는 경우 살처분 보상금 지급비율이 기존보다 낮아진다.

농가의 자발적 방역 노력을 인정하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올해 산란계농가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시범 추진하고, 성과 분석 후 다른 축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규모 농가는 자체 방역프로그램을 운영토록 하고, 중소 농가는 미흡한 방역시설을 보완토록 하는 등 맞춤형 소독·방역 기준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되는 즉시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상향한 점도 눈에 띈다. AI 확산의 주범으로 야생조류를 지목하고, 문제 발생 땐 신속히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기존에는 가금류 농장에서 AI 확진 판정이 나와야 ‘심각’ 단계 격상 조치가 이뤄졌다.

이같은 방역대책의 변화는 그동안 가금농가와 관련 단체가 꾸준히 문제점으로 제시했던 내용들이 정책에 반영된 결과로 여겨진다.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AI가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반경 3㎞ 안의 가금은 원칙적으로 모두 살처분했다. 이에 가금업계는 무차별적인 살처분 정책으로 농가와 소비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방역대책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그렇지만 정부가 AI 발생 가금농장에 대한 현장·역학 조사를 한 결과, 기본적인 방역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는 점은 농가들도 곱씹어볼 일이다. 자율에는 늘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가금농가는 AI 방역의 자율성이 높아진 만큼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된다.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각오로 방역의지를 다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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