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업 추가개방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을

입력 : 2021-05-26 00:00

‘알셉’ 국내 과수 등 피해 우려

기존 FTA대책도 개선 바람직

 

잊을 만하면 들려오는 개방 소식에 농민들은 좌불안석이다. 사전에 농업분야 피해 최소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알셉)도 마찬가지다. 알셉은 한국·중국·일본·아세안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협상 개시 8년 만에 지난해 11월 최종 타결됐다. 무역 규모 5조4000억달러로 전세계의 약 30% 비중을 차지한다. 그만큼 농업계 우려도 높다.

정부는 올해 안에 비준완료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농수산·제조 업계와 잇따라 간담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국내 농업분야 영향평가 결과나 구체적인 피해대책 등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고 전한다. 이에 농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칫 제대로 된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시간표대로 비준이 이뤄진다면 농업계는 그야말로 맨몸으로 개방 파고에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알셉이 발효되면 동남아시아산 키위의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구아바·파파야 등 다른 열대과일도 10년 후 무관세로 쏟아져 들어오게 된다. 우리 과수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기온 상승으로 재배가 늘고 있는 열대과일과 품목이 겹쳐 경쟁이 심화할 수도 있다. 여기에다 일본산 청주와 맥주 관세 인하로 전통주산업도 위축이 불가피해보인다.

사실 알셉은 추진 과정부터 논란이 있었다. 농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사전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어떤 보고도 이뤄지지 않아서다.

비준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 정부는 농업계 피해를 면밀히 분석해 꼼꼼한 대책을 세워주길 바란다. 또 차제에 FTA 대책으로 도입한 피해보전직불제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도 개선해야 한다. 피해보전직불제는 수입이 급격히 늘어 값 하락 피해를 본 품목에 대해 하락분의 일부를 보전하는 제도지만 발동기준이 까다로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상생기금은 FTA 확대로 이득을 보는 기업으로부터 매년 1000억원씩 10년간 1조원을 기부받아 농업·농촌에 지원키로 했지만 4년간 모금액은 목표(4000억원)의 30% 수준인 1241억원뿐이다.

정부는 FTA 확대가 우리 농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농업 피해 최소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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