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후변화 가속…농업분야 대응 서둘러야

입력 : 2021-05-03 00:00

요즘 날씨는 그야말로 ‘요지경’이다. 종잡을 수가 없다. 봄이 한창이던 4월 중순에는 때아닌 한파주의보가 발효돼 전국 곳곳에서 많은 농작물이 피해를 봤다. 하순에는 최고 기온이 32℃까지 올라 반팔 옷을 꺼내 입어야 하는 무더위까지 경험했는데, 이는 평년으로 따지면 6월 하순에 해당하는 날씨다.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보고서’는 사계절과 24절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최근 30년(1991~2020년) 여름은 과거 30년(1912~1940년) 전에 비해 98일에서 118일로 20일 길어지고, 겨울은 109일에서 87일로 22일이나 짧아졌다. 가장 긴 계절이었던 겨울은 여름에 자리를 내줬다. 또 대한(大寒)이 소한(小寒)보다 따뜻해지고,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과 여름 시작을 나타내는 입하는 각각 13일, 8일가량 앞당겨졌다. 연평균 기온이 1.6℃ 오르면서 온난화 양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흔히 ‘농사는 하늘과의 동업’이라고 한다. 그만큼 농업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앞으로 더욱 급속하게 진행될 기후변화는 우리 농업에 큰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잦아진 태풍·집중호우·가뭄 등에 철저히 대비해 피해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재해 예방 관련 예산을 늘려 저수지 등 수리시설의 보수·점검과 확충에 힘을 쏟아야 한다. 농민들에게 지역별·품목별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해 피해를 예방하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 새로운 농업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재해에 강하고 고온에도 잘 견디는 품종 개발은 물론 외부에서 유입되는 각종 병해충 방제체계 구축도 서둘러야 한다.

아울러 농산물 재배지도가 바뀌고 있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주요 농작물의 생산 가능지역이 북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아열대작물 재배면적 증가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하지만 섣불리 재배에 뛰어들어 시행착오를 겪는 농가가 적지 않다. 국내 환경에 맞는 생산기술을 개발·보급하고 유통 지원에 나선다면 우리 농업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

기후변화는 우리 농업에 분명히 위기다. 하지만 정부와 농업계가 손을 맞잡고 유기적으로 대응해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