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격 안정화 효과 없는 정가·수의 매매 개선을

입력 : 2021-04-07 00:00

농산물가격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서울 가락시장에 도입한 정가·수의 매매 제도가 가격 안정화에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의뢰로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진행한 ‘가락시장 청과부류 정가·수의 매매 거래실태 분석 및 개선방안 도출 연구용역’ 보고에 따르면 가락시장 청과부류 상위 10개 품목의 정가·수의 매매 가격 변동성은 경매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가·수의 매매의 취지를 훼손하는 잘못된 관행이 시장 내에 만연해 있어서다.

정가·수의 매매는 출하자가 가격·물량·출하시기를 정해 판매를 의뢰하면 중도매인의 중재·협상으로 농산물 출하 및 구매가 이뤄지는 거래방식이다. 산지와 도매시장 간 협력관계 구축으로 출하자에게 안정적인 판로와 수취가격을 제공하고, 예약 거래를 통한 우수 품목의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매시장에서는 경매 거래와 대등한 거래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가락시장의 정가·수의 매매 가격은 출하자와 중도매인 간 협의보다 경매가격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당일 시장에 반입된 물량 중 일부를 출하자와 협의해 경매 또는 입찰방식으로 정가·수의 매매를 처리하는 편법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품목은 중도매인이 수집한 물량을 도매시장법인이 정가·수의 매매로 수용 처리하는 방식으로 기록상장도 스스럼없이 행해지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가락시장 청과부류의 정가·수의 매매 거래물량 비중은 2018년 16.5%를 정점으로 지난해엔 13.14%로 쪼그라들었다.

가격 급등락 등 경매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출하자의 판로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유통 주체들의 편법·탈법 행위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우선 유통 주체들의 탈법행위를 막으려면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통해 위법사항에 대한 처분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정가·수의 매매의 안착을 위해서는 도매시장법인의 전담 경매사 확충이 필요하고, 중도매인들의 구매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정가·수의 매매의 구매자는 소매유통체인과 대형 슈퍼마켓, 급식업체 등 대량 거래처란 점에서 특히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이들을 도매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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