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올 추석엔 제자리 지키며 코로나 극복에 힘 모아야

입력 : 2020-09-28 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비대면이 일상화된 지 오래고,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추석이 코로나19 방역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히면서 명절의 모습도 달라졌다. 모두가 선물 꾸러미를 들고 들뜬 마음으로 고향을 찾는 시간,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지들과 넉넉함을 나눠야 할 시간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가친척이 한데 모여 제사를 지내기보다는 직계가족끼리 모이거나 아예 모이지도 않는다는 집이 많다.

정부 역시 이번 추석 연휴기간 방역을 위해 이동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 머물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미리 성묘하거나 온라인 성묘를 권장하고 있다. 봉안시설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하거나 아예 운영을 중단한 곳도 있다. 벌초도 전문업체에 맡기는 추세다. 승차권 예매를 위해 새벽부터 매표소 앞에서 장사진을 치던 모습도 이젠 옛말이 됐다.

참 낯설고 서글픈 현실이지만, 우리 국민 대다수가 ‘비대면 추석 명절에 동참하겠다’고 답할 정도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 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가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전국지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6%가 ‘비대면 명절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추석 연휴기간 동안 강원과 제주 등 주요 관광지역 숙박업소의 예약이 이미 다 찼다고 전해지면서 정부의 권고대로 귀성을 미룬 이들을 허탈하게 하고 있다. 고향 대신 관광지로 발길을 돌리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길어지는 거리 두기로 지친 심신을 여행으로 달래고 싶은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위기가 사라지지 않은 만큼 아직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방역에 대한 긴장이 느슨해져 자칫 방심하다가는 추석이 재확산의 고리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추석 풍속도는 분명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다. 특히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더욱 힘들게 한다. 하지만 버텨야 한다. 방역당국의 노력이 물거품 되지 않도록 올 추석에는 만남이 주는 즐거움은 잠시 접어두고 멀리서 마음을 전하는 건 어떨까. 모두 힘을 합쳐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는, 마음만이라도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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