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익직불제 준수사항 실천 여부가 성패 가른다

입력 : 2020-09-28 00:00

하나 어길 때마다 직불금 깎여

국민 불신 초래할 가능성 커져

 

올해 처음 시행된 공익직불제 기본형(소농직불금·면적직불금) 신청농가의 준수사항 이행 점검이 이달말 마무리된다. 정부는 올해 기본형 공익직불금을 신청한 115만건에 대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7월부터 9월말까지 준수사항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쌀·밭·조건불리 직불제를 통합해 개편한 기본형 공익직불제는 종전 직불제와 달리 직불금 수령을 위해 농가가 지켜야 할 준수사항이 대폭 강화됐다. 정부는 기존 직불제에서 농지의 형상 및 기능 유지 등 3가지였던 준수사항에 마을공동체 공동활동 실시, 영농 폐기물의 적정 처리 등을 추가해 17가지로 늘렸다. 특히 강화된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항별로 직불금 총액의 10%씩 깎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같은 사항을 다음해에 또 어기면 직불금 감액률을 20%로 늘리고, 3차 때는 40% 감축되는 등 감액률이 높아진다. 여러 의무를 한꺼번에 위반하면 각 감액률을 합산해 100%까지 감액된다. 이는 준수사항 이행에 신경 쓰지 않으면 자칫 공익직불금을 한푼도 받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공익직불제는 기존 직불제가 쌀과 대농에 편중돼 쌀 과잉을 심화하고 중소농가의 소득안전망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도입됐다. 이에 공익직불제는 작물 종류에 관계없이 동일한 직불금 지급으로 중소농가의 소득안정 기능을 확대하고, 농업 활동을 통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증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 농가가 준수사항을 반드시 실천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만일 농가들이 준수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농가 차원에서는 직불금 수령액이 깎여 직불금이 온전하게 소득안전망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사회적으로는 농가들이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증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훼손한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심어줘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

농업계에서는 현행 공익직불제의 미비점을 보완해 더 많은 농가가 더 많은 직불금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공익직불금이 퍼주기식 지원금이라며 지급에 반대하는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를 불식시키고 공익직불제를 확충하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신뢰와 동의가 중요하다. ‘나 하나쯤은 실천하지 않아도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는 국민의 신뢰와 동의를 얻기 어렵다. 그 해법이 공익직불제 준수사항 실천에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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