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산물 품종 국산화, 이제 시작이다

입력 : 2020-09-16 00:00

국내 농산물의 ‘품종 국산화’ 바람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우리 땅에서 국산 품종으로 재배한 농축산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외국산 품종의 로열티 부담이 늘어난 것도 품종 국산화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국산 품종 보급률이 늘고 있는 것은 민관이 국산 품종 개발에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덕분에 외국산 일색이던 품종이 국산 품종으로 바뀐 품목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딸기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일본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딸기는 이후 국산 품종으로 빠르게 대체되며 지난해 국산 품종 보급률이 95.5%에 달했다.

벼 품종의 약진도 두드러져 2000년부터 2019년까지 농촌진흥청에서 육성한 벼 품종만 해도 251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일본산 벼 품종인 <추청>의 경우 재배비율이 2010년 전체 벼 재배면적의 12.4%였으나 지난해에는 7.4%로 내려앉았다. 화훼분야의 품종 국산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2007년까지만 해도 외국산 품종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프리지어가 2018년엔 국산 품종 보급률이 60.4%로 치솟았다. 2008년의 2.9%와 비교하면 불과 10년 만에 20배 이상 증가했다.

문제는 이같은 성과가 일부 작물에 국한한다는 데 있다. 한국의 전체 종자 자급률은 2018년말 기준 26.2%에 그칠 정도로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사과(19%)·배(13.6%)·포도(4%)·감귤(2.3%)의 종자 자급률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부가가치가 높고 세계시장 규모가 큰 파프리카·토마토 등의 육종 기반은 아직도 취약하다.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종자산업의 경쟁력 없이 농업의 경쟁력 향상은 가능하지 않다. 종자산업 육성을 위한 인력 양성은 물론 연구 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다양한 유전자원을 확보해 신품종을 개발하는 일에도 앞장서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품종 개발은 물론 수입 대체 품종의 보급을 늘려 로열티 부담을 줄여나가는 일도 시급하다.

품종 국산화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긴 안목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잘 키운 국내산 품종 농산물이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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