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 발등 찍는 ‘샤인머스캣’ 미숙과 출하, 원천 차단해야

입력 : 2020-07-31 00:00

<샤인머스캣>의 본격 출하기를 앞두고 얌체 상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샤인머스캣>이 인기를 끌면서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일부 유통업체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과실을 조기 출하하는 행위가 빈발하고 있다.

<샤인머스캣>은 씨가 없어 껍질째 먹을 수 있는 데다, 과육이 크고 당도도 18~20브릭스(Brix)로 높아 프리미엄 포도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첫선을 보인 이래 해마다 재배면적이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953㏊, 2019년 1867㏊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 <샤인머스캣>이 품위 저하 등으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숙과 출하다. 만생종인 <샤인머스캣>은 가온재배하더라도 7월말은 돼야 적정 숙기를 채우지만, 이미 이달 하순부터 출하량이 폭증한 상태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만 보더라도 <샤인머스캣> 하루 반입량이 6~7t으로, 지난해 대비 두배가 훌쩍 넘는다.

문제는 조기 출하한 <샤인머스캣>은 신맛이 강해 당도 높은 과수를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다는 데 있다. 결국 익지도 않은 과실이 시장에서 유통되며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피해는 생산농가 전체에 돌아간다.

농산물이 제값을 받으려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신뢰는 품질에서 비롯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제값을 받기는커녕 소비자의 외면으로 이어지는 건 물론이다. 여물지 못한 과수의 출하가 계속된다면 <샤인머스캣>이 시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 조기 출하를 목적으로 겉만 그럴싸하게 포장한 후 시장에 내는 미숙과 출하는 근절돼야 한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로 시작한 미숙과 출하가 둘이 되고 열이 되면서 전체 농가가 큰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와 산지유통인들은 당장의 이익을 좇아 공멸의 길을 가기보다 <샤인머스캣>시장 확대를 위해 최소한의 당도 기준에 맞는 과실을 유통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개별 농가와 생산자단체도 공동선별·공동출하를 통한 고품질 과실 생산에 힘을 써 일부 유통업체와 산지유통인들이 시장을 교란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일에도 관심을 둬야 한다. 작은 이익을 위해 출하시기를 지나치게 앞당기는 것은 과수농가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자충수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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