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격의료 도입 논의…농촌지역부터 우선 검토를

입력 : 2020-05-25 00:00 수정 : 2020-05-25 23:3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의료와 관련, 제도 도입 여부를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현행 의료법은 의료인과 환자간 원격진료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2월24일부터 한시적으로 전화 상담·처방을 허용한 데 이어 제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고령자 많은데 의료 인프라 열악

농촌 취약지역 현실 등 고려해야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원격의료)’ 도입을 강행하면 앞으로 4주 이내에 (회원들에게) 모든 전화상담 진료를 중단하도록 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의 반대 이유는 대면 진료보다 오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원격의료가 허용되면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이 심해져 ‘동네의원’의 경영이 크게 악화될 것이란 우려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원격의료를 찬성하는 분위기다. 한국소비자원이 2018년 대도시·중소도시·군 지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2.6%가 원격의료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원격의료는 오진 등의 우려가 없지 않지만 농촌 같은 의료 취약지역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농촌은 읍지역을 벗어나기만 해도 도시에서는 흔한 의원급 병원조차 찾기 힘들다. 버스도 하루 두세번 오가는 곳이 적지 않다. 게다가 2018년 기준 농촌지역(면 단위)의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9.5%로, 도시지역(동 단위, 13.1%)보다 2배 이상 높다. 농촌지역은 고령자가 많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읍내 병원에 가기도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의사들도 농촌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보건복지부가 3월24일~4월24일 올해 공중보건장학생(일정기간 공공보건의료업무 종사 조건으로 장학금 지원) 을 모집했는데 14명 모집에 달랑 4명이 신청했다고 한다. 농촌지역의 오랜 숙원사항인 공공의대 설립 관련 법안도 의료계와 야당의 반발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원격의료 도입 논의는 농촌지역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와 의료계는 원격의료를 농촌지역부터 우선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 바란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한다’고 했는데, 원격의료라도 도입해 농촌지역에 부족한 의료 인프라를 보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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