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복숭아 경매단위 변경에 산지 의견 반영해야

입력 : 2020-05-22 00:00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복숭아 경매단위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논란을 빚고 있다.

최근 가락시장 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은 올해부터 복숭아 경매단위를 5등급으로 세분화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복숭아의 경우 지금까지 4.5㎏ 한상자 기준 4등급(10개 이내, 11~14개, 15~18개, 19~23개)으로 경매를 진행했는데, 여기에 한 등급을 추가해 10개 이내, 11~12개, 13~15개, 16~17개, 18~20개의 5등급으로 나누고, 21~23개를 등외로 구분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번 변경이 중도매인들의 일방적인 요구를 도매시장법인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는 데 있다. 그동안 경매단위 변경은 도매시장마다 배후 소비지의 여건을 고려해 유통인과 산지의 협의 아래 결정했지만, 이번의 경우 주산지 농민들은 도매시장법인으로부터 사전에 어떠한 귀띔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복숭아 출하기를 앞두고 경매단위를 급작스럽게 변경함으로써 농가의 혼란을 야기한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바뀐 경매단위로 인해 농민들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간 경매단위에 포함됐던 4.5㎏ 한상자당 21~23개 중소과가 사실상 등외로 분류되면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데다, 경매단위가 늘면 경매시간도 지연될 수밖에 없어 복숭아의 품위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주산지 관계자들은 “도매시장이 특정 농산물의 경매단위를 바꾸면서 산지의 의견조차 묻지 않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매시장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뒷짐만 진 채 논란을 부추긴다. 이로 인해 산지 농가의 피해가 불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아무런 조치 없이 수수방관해온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의 업무 태도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당장 경매단위 변경에 주산지 농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유통주체간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매단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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