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산란일자 표기제와 이력제, 통합 시행해야

입력 : 2020-05-15 00:00

‘달걀이력제’가 6개월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7월1일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산란계농가 사이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라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줄지 않고 있다. 달걀이력제는 포장된 달걀 라벨지에 출하농장식별번호, 선별포장 의뢰인의 등록 여부를 확인한 후 이력번호를 발급받아 이를 표기하는 것이다. 달걀의 유통경로를 명확히 해 유통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마련했다.

하지만 농가들은 이미 산란일자 표기가 의무화돼 있는 상황에서 이력제까지 시행하는 것은 이중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포장지에 적힌 이력번호를 조회하면 산란일자를 알 수 있는 데다, 달걀 껍데기에도 농장번호가 적혀 있어 이중으로 정보가 제공되는데도 이력제까지 시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력제 시행으로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농장별·산란일자별로 다른 이력번호가 생기는 탓에 업무가 늘어나 이를 전담할 인력을 따로 둬야 한다. 또 농장 달걀유통센터(GP)에서 자체적으로 이력번호를 표기해도 고가의 기계를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지원책은 미흡한 상황이어서 농가의 경영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농가들 사이에서 “이력제만 챙기다 날밤새게 생겼다”는 자조적인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울러 이력제는 농림축산식품부, 산란일자 표기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주무부처가 갈리는 것도 농가들의 혼란을 부추긴다.

이같은 상황은 달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양계산업이 안정화할 때까지 이력제 시행을 유예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통합해 편의를 보장해달라”는 농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 이를 위해 기존 산란일자 표기와 이력제를 연계해 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높여야 한다. 이력제와 산란일자의 주무부처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시급하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정책을 강제하기보다는 원점에서 재검토해 제도가 현장에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금 정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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