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촌 별정우체국 폐쇄 부르는 정원 감축 신중해야

입력 : 2020-05-11 00:00 수정 : 2020-05-11 23:38

우편·택배 등 공공서비스 역할 커

경영 합리화 명분 구조조정 안돼


농촌지역이 교통·의료·교육·복지 등 각종 사회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별정우체국은 이런 농촌에서 지난 50여년 동안 우편업무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그런데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의 정원 감축 방침에 따라 별정우체국이 폐쇄·축소 위기에 있다고 하니 우려가 된다. 별정우체국의 90% 이상이 농촌지역에 있어서다.

별정우체국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우편법에 따라 우편업무를 취급해 일반우체국과 하는 일이 거의 비슷하다. 1960년대 정부가 일반우체국을 전국 모든 농촌지역에 도입하기 어렵자 일부 지역에 민간으로부터 시설투자를 받아 별정우체국을 세우고 운영권을 부여했다.

별정우체국은 현재 전국 726곳에서 운영 중인데, 달랑 직원 2명이 근무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런 마당에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공문을 통해 별정우체국 정원을 253명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별정우체국은 이를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여겨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원 감축으로 인력 운용을 더욱 어렵게 만들어 별정우체국 폐쇄를 유도하려는 꼼수로 보기 때문이다. 6일에는 별정우체국중앙회를 중심으로 세종시 과기부 청사 앞에서 별정우체국 폐쇄를 반대하는 규탄 대회를 열기도 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 3월에도 농촌지역에 우편을 통해 배달되는 일간지·주간지 등 정기간행물의 우편요금 감액혜택을 대폭 축소한 바 있다. 우편사업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이번에 또 경영 합리화란 명분으로 별정우체국을 폐쇄·축소하려 하고 있다. 각종 사회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에서 별정우체국은 지역농협과 함께 공공성이 매우 강하고 역할 또한 막중하다. 별정우체국의 우편업무를 단순한 영업수단으로 판단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우정사업본부는 “정원만 감축하는 것이지 당장 현원을 빼는 건 아니다”고 말하지만, 저간의 행태로 볼 때 이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옛말에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바로 안다’고 했다. 농촌지역에 인구가 적다고 해서 각종 복지나 행정수요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별정우체국을 없애는 것은 문재인정부가 추구하는 ‘사람이 돌아오는 농촌’ 구현에도 역행하는 처사다. 이런 점에서 별정우체국의 정원 감축 방침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