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 서두를 일 아니다

입력 : 2020-02-14 00:00

3월25일 가축분뇨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 시행을 앞두고 준비부족 등으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앞으로 가축분뇨 퇴비를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축사면적에 따라 1500㎡(453.75평) 이상인 농가는 부숙후기, 1500㎡ 미만 농가는 부숙중기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퇴비의 부숙도 기준을 위반하면 최대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배출시설 면적에 따라 허가규모 농가는 6개월마다, 신고규모 농가는 1년마다 부숙도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3년간 보관해야 한다.

문제는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이를 모르는 농가가 많다는 데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지난해 낙농가 39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8.8%가 퇴비부숙도검사 실시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사 횟수를 모르는 농가도 63.3%에 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비료관리법에 따른 시험분석기관 48개소 중 현재 부숙도 분석이 가능한 곳은 19개소(지난해 3월 기준)로 턱없이 부족하고, 시·군 농업기술센터도 검사설비를 갖추지 못한 곳이 많아 3월 퇴비부숙도검사를 강행할 경우 극심한 혼란과 함께 피해농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농가들이 퇴비부숙도검사를 받으려면 전문장비와 더불어 추가적인 퇴비사 건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퇴비사를 증축한다고 해도 축사 주변에 마땅한 장소를 찾기 어렵고, 제도 시행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기도 어려워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특히 소규모 한우농가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한우협회 등에서는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제도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준비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도입을 강행하면 많은 농가가 범법자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제도 도입의 유예를 바라고 있다. 많은 농가가 축산농장의 냄새 저감, 가축분뇨 퇴비의 품질향상을 위해 ‘퇴비부숙도검사 의무화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늦더라도 제대로 시행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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