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기간행물 우편요금 감액률 축소방침 즉각 철회를

입력 : 2019-10-05 13:16 수정 : 2019-10-10 00:00

농민 알 권리·농촌문화 창달 저해 공익 위한 본연 역할 되돌아봐야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는 속담이 있다. 몹시 가난한 사람이 가진 조그마한 것까지도 빼앗는, 매우 염치없고 뻔뻔스러운 행동을 뜻한다. 요즘 우정사업본부의 행태가 꼭 그렇다.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일간지·주간지 등 정기간행물에 대한 우편요금 감액혜택을 내년부터 대폭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현재 우편요금 감액률은 일간지에 68~85%, 주간지에 64%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를 각각 50%선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우편사업의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


농촌지역은 대부분 신문이 우편으로 배달돼 우편요금 감액률 축소는 구독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농가소득은 도시가구의 65%(2018년 기준) 수준에 불과한데 적자를 농민들 호주머니 돈으로 메꾸려 하다니, 이게 ‘벼룩의 간을 빼 먹는’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농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농업 관련 15개 단체가 연대한 한국농업인단체연합은 1일 성명을 통해 “농민들의 알 권리와 농촌문화 창달을 저해하는 우편요금 감액률 축소방침에 결사반대한다”며 “농민 권익대변에 앞장서고 있는 농업 관련 언론사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감액률 축소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도 2일 성명에서 “5월 우편요금 인상에 이어 감액률까지 축소하려는 우정사업본부의 태도는 공익을 목적으로 한 정부기업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역임한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까지 나서 우편요금 감액률 축소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이 의원은 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철도의 경우 농어촌 벽지에 교통망을 제공하는 등으로 발생하는 공익서비스의 손실액은 국가가 보전해주고 있다”며 “공익서비스의 일환인 우편서비스의 손실을 막기 위해 우편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이 아니라 공공서비스를 담당하는 정부기업이다. 따라서 공익사업에서 발생하는 적자는 정부예산으로 보전하는 것이 맞다. 더구나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예금에서 수천억원의 흑자를 내고 있지 않은가. 적자 운운하며 농촌주민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려는 행태는 스스로 존재가치를 부정하는 일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우편요금 감액률 축소방침을 즉각 철회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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