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첫 발생…기로에 선 양돈산업

입력 : 2019-09-20 00:00 수정 : 2019-09-21 00:21

백신·치료제 없어 확산 시 ‘재앙’ 소독강화·출입통제 등 방역 총력



결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망이 뚫리고 말았다. 앞으로 더 확산할지, 아니면 현 수준에서 멈추게 될지는 농가와 양돈관계자뿐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7일 경기 파주의 한 양돈장에서 국내 첫 ASF 발생을 공식 확인한 데 이어 18일엔 전날 신고된 경기 연천 소재 양돈장의 의심돼지가 양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파주와 연천에 있는 두농장간 차량거리는 50㎞로, 북한과 이어진 하천 인근에 위치한다는 공통점은 있으나 직접적인 역학관계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전파경로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ASF는 전파속도가 빠르고,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제1종 법정전염병이다. 예방백신과 치료제도 없어 어떤 가축질병보다 위험하다. 국내 양돈산업의 운명이 중대 갈림길에 선 형국이다. ASF는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남아프리카지역으로 퍼져 풍토병이 됐다. 그러다 지난해 8월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발생, 9개월여 만에 중국 전역으로 번졌다. 또 몽골·베트남·캄보디아 등 인접국으로 계속 확산 중이다. 중국발 ASF 확산세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며 방역을 강화해오던 중에 국내에서 ASF가 발생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북한이 5월31일 ASF 발생사실을 공식화한 직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찾아 국경검역 강화를 주문하는 등 6월 한달에만 5차례나 현장을 찾았다. 특히 인천 강화, 경기 파주, 강원 철원 등 북한 접경지를 방문해 야생멧돼지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대처와 방역을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ASF 예방책으로 축산물과 축산가공품에 대한 검역 강화, 야생멧돼지의 개체수 감축, 돼지에 잔반 급여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학계·양돈업계와 정부부처간 엇박자도 있었다. 사후약방문 격이지만 환경부가 이번에 잔반 급여를 전면 금지한 조치는 환영할 일이다. ASF 발생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잘잘못 가리기는 나중으로 미루고, 이제 초동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검역당국은 감염경로를 밝히는 데 속도를 내고, 농가는 소독과 출입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ASF 위기경보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예방적 살처분 범위도 긴급행동지침(SOP) 매뉴얼에 나온 발생농장으로부터 ‘500m내 돼지’에서 ‘3㎞ 내 돼지’로 강화됐다. 지방자치단체와 농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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