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원 산불 계기로 피해복구비 지원 현실화해야

입력 : 2019-04-15 00:00

집 복구비 1300만원…턱없이 부족 불탄 농기계 지원대책도 없어 문제



정부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강원 산불 이재민 562가구, 1205명에 대한 지원과 산불 수습·복구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에게 24㎡(7.3평) 크기의 임시 거주용 조립주택과 임대주택을 제공하고 한가구당 최대 6000만원(연 1.5% 이자, 17년 분할상환)을 빌려준다. 또 보급종 벼 공급, 3100여개 농기구 대여, 보험료·의료비·세금·공과금 감면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13개 정부부처가 나서 강원 산불피해 종합대책을 발표한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산불로 집과 영농기반을 한순간에 잃은 이재민 입장에서는 정부 대책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집이 완전히 불탄 경우 주거비로 1300만원이 지원되는데, 이 돈으로는 집을 짓다 중단해야 할 정도로 부족하다. 주택이 절반 불타면 완파의 50%(650만원)만 지원되는데, 이 경우도 어떻게 반만 보수할 수 있겠는가. ‘탁상행정’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융자금을 최대 한도로 받아 6000만원을 더해도 새집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이 돈도 결국 빚으로 남는다.

불에 탄 농기계 지원대책도 전무해 문제다.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농기계는 11일 기준 1865대나 된다. 일부 농기계종합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강원도는 보험가입률이 0.6%(추정치)로 사실상 해당사항이 없다. 이번 기회에 산불 등 재난에 따른 농기계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농민들도 고가의 농기계는 보험에 가입하는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

산불피해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지만, 이것도 이재민들에겐 별다른 도움이 안된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도로복구 등의 비용부담 주체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중앙정부로 바뀔뿐, 피해주민들 입장에선 세제혜택 등이 조금 늘어나는 간접지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재민들은 불과 몇시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을 재난을 당하고 실의에 빠져 있다. 정부입장에서야 한정된 예산 등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재난 관련 지원은 좀 과해도 된다고 본다. 누구나 당할 수 있고, 피해복구를 혼자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번 강원 산불을 계기로 현실에 맞지 않는 지원 기준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 재난은 대부분 예고가 없고, 기상이변 등으로 더욱 자주 발생할 것이다. 재난 피해복구비 기준을 지금 당장 손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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