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업의 한우사업 진출을 보는 눈

입력 : 2018-06-13 00:00

기업들이 육계에 이어 한우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직영농장에 이어 위탁형태로 한우사육을 확대하는 기업이 나타났다. 이대로 가면 한우산업도 기업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책을 세워야 할 이유다.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의 연구 결과, 2017년 3월 기준으로 기업법인이 키우는 한우는 모두 3만6786마리로 전체 한우 사육마릿수의 1.5%를 차지한다. 아직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사육규모가 커지면 기업들이 수급은 물론 가격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게 한우농가의 우려다. 기업의 사육규모가 전체의 15~30% 수준까지 늘면 낮은 생산비를 무기로 가격과 시장의 주도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문연구소의 보고서도 나와 있다. 이 경우 상당수 농가는 폐업하거나 위탁농가로 편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축산업의 특성상 기업 중심의 독과점 구조로 전환되면 이후에는 되돌릴 방법이 마땅치 않다. 더구나 한우산업은 외국산 쇠고기 등으로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한우산업이 기업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사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자 협동조합이 한우산업의 주도권을 갖도록 농가 조직화가 요구된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새겨야 한다. 도축장·가공시설·유통망 등을 확보하고 농가조직과 연계해 축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생산자 협동조합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성공사례로 꼽히는 네덜란드의 낙농협동조합과 덴마크의 양돈협동조합을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 농가 조직화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한우거래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제도적 장치도 중요하다.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을 막고자 도입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나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 다른 산업의 규제방식을 한우산업에도 응용할 필요가 있다. 송아지생산안정제 개선처럼 한우농가의 소득을 안정화하는 장치도 빼놓을 수 없다. 아직 기업자본의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한우농가들은 어려움에 봉착할지 모른다. 지금 한우산업에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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