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험대에 오른 쌀 생산조정제

입력 : 2018-02-12 00:00

쌀 생산조정제가 출발부터 난항이다. 쌀 생산조정제는 정부가 만성적인 쌀 공급과잉 구조를 없애고 수급안정을 도모하고자 올해와 내년 한시적으로 도입한 사전적 쌀 감축방안이다.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1㏊당 평균 340만원을 지원하며 올해 목표는 5만㏊다. 1월22일부터 농가 신청을 받았는데, 8일 현재 신청면적은 924㏊에 불과하다. 목표 대비 1.8% 실적이다. 신청기간이 절반가량 지났지만 신청면적은 목표의 2%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행정수요가 많은 쌀 변동직불금 지급이 끝나고 설 명절이 지나면 신청이 늘어난다고 해도 목표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청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쌀값 상승이다. 5일자 산지 쌀값은 80㎏ 기준 16만1792원으로 열흘 전보다 1.2% 올랐다. 2년4개월 만에 16만원을 넘어서며 오름세가 이어졌다. 쌀값이 더 오르리란 기대가 퍼지면서 농가들이 쌀농사 대신 다른 작목을 택하는 쌀 생산조정제 참여를 망설이는 것이다. 올해말까지 쌀 목표가격을 재설정해야 하는 상황도 쌀 생산조정제 신청의 걸림돌이다. 목표가격이 오르면 재배면적을 줄이지 않아 생산량이 늘더라도 소득을 만회할 수 있게 돼, 농가들이 굳이 논에 다른 작물을 심으려 하지 않는다. 

올해 쌀 생산조정제 성공 여부는 쌀산업의 장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만일 올해 정부가 목표한 5만㏊ 규모의 쌀 생산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쌀 공급과잉은 계속되고, 2019년 10만㏊로 잡은 쌀 생산조정 목표달성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공급과잉 구조가 고착되고 수급불안은 심화돼 쌀값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어떻게든 농가 참여를 늘려야 한다. 정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2월말까지인 신청기간을 연장하고, 신청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한발 더 나아가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대체작물 지원단가와 판로, 종자 공급에도 적극적인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듣고 미비점을 끊임없이 보완하려는 정부의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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