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미 FTA 개정협상, 농축산물 추가개방은 안된다

입력 : 2017-10-13 00:00

농업계, 농축산물 희생양 우려 농정당국 적극적 선제 대응 필요



우리나라와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착수에 사실상 합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4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린 제2차 한·미 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논의 결과, FTA의 개정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혀서다. 우리 통상당국은 통상절차법에 따라 경제적 타당성 평가, 공청회, 국회 보고 등 개정협상 개시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도 농축산물이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지난 1차 회의에서 농축산물 관세를 즉시 철폐해달라고 요구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FTA 폐기 언급 등 미국의 강도 높은 공세에 끌려다니는 모양새가 돼서다.

현재도 농축산물의 무역불균형은 심각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수입한 농축산물은 71억8200만달러로, 미국으로 수출한 농축산물 7억1800만달러의 열배에 달한다. 올 상반기도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45억19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9.2%나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통상교섭본부에 의해 ‘패싱’ 당하고 있다는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의 지적까지 나와 농업계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협상이 미국의 필요에 따른 것인 만큼 우리도 새로운 이익균형을 찾도록 압박하는 적극적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농식품부는 농축산물을 지키기 위해 통상교섭본부와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협의를 전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업분야가 포함되지 않도록 하거나 불합리한 부분은 미국에 당당하게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자동차를 지렛대 삼아 농축산물을 노린다는 분석도 있어서다.

공세적인 대응을 통해 농축산물 추가개방은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협상이 투명하며 공정하게 이뤄지고 모든 과정에 농업계의 목소리가 담기고 반영돼야 한다. 농업이 또 희생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워진 농민들의 희망마저 앗아간다는 것을 통상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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