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에서] 내년 설을 기대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입력 : 2021-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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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처음 발생했을 때는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다. 당연히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만만하지 않았다. 일상은 생각하지도 못한 방향으로 변해갔다. 매일 확진자수가 보도되고, 증가세에 따라 방역수칙도 엄격해졌다. 처음 등장했을 때는 어색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단어가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그동안 외출은 자제하고 사람들도 될 수 있으면 만나지 않았다. 식당에 갈 수밖에 없을 때는 사람이 적은 곳을 찾고, 가능하면 구석진 곳이나 환기가 잘되는 자리를 선호하게 됐다. 마스크 없는 일상은 생각할 수도 없어지면서 집 안에 준비해둔 마스크가 한가득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코로나19라는 단어가 없이 이뤄지는 일은 찾기 어려울 정도다. 이 정도면 이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달라진 일상에도 익숙해져 어떤 상황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설이 다가오니 다시 마음이 복잡해진다.

정부는 기존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와 방역기준을 설 연휴가 끝나는 14일까지 2주간 연장한다고 밝혔다. 가족간에도 함께 살지 않으면 5인 이상 모이는 걸 금지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각 가정의 상황을 들여다볼 수는 없는 만큼 정부 방침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해달라고 했다. 이와 함께 설 연휴 전에 코로나19가 확실한 안정세에 들어서면 완화 여부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혹시 이번 설은 고향에 갈 수 있을까 기대하던 사람들은 다시 고민이다. 부모님을 뵈러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일년에 기념일 빼고 명절에나 만날 수 있는 자식들이다. 자식들이 한자리에 모여 앉은 것만 봐도 든든하고 그간 못다 한 이야기들을 하느라 떠들썩해지는 분위기도 명절이 아니면 언제 느끼실 수 있을까. 그 마음 알면서도 코로나19를 이유로 모든 행사를 나중으로 미뤄온 게 1년이 다 돼간다.

어머님은 이번 설에 안 와도 된다고 일찌감치 전화를 주셨다. 그렇다고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지금의 심각한 상황에 어쩔 수 없이 하신 선택일 뿐 마음은 그렇지 않으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모임을 갖지 말고 고향 방문도 자제하라는 정부 방침을 보며 살다보니 이런 일도 겪는다고 생각했다. 내년에는 이번 추석이 이야깃거리가 될 수도 있겠거니 했다. 추석에 모이지 않는 대신 타지에 사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시도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었다며 모두 즐거워했다. 어머님도 당신 걱정은 말고 우리나 잘 지내라고 오히려 걱정해주셨다. 죄송한 마음은 들었지만 다음 명절을 기약하며 지나갔다. 그런데 이번 설도 찾아뵙지 못하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19가 너무 오랜 기간 이어지다보니 마음이 해이해지려고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도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지쳐가는 가족도 다시 다독인다.

최근 한 방송사에서 제작한 코로나19를 앓고 난 사람들의 후유증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봤다. 후각 기능이 떨어지고 심한 피로감을 느끼며 탈모를 호소하는 이들의 사연이 이어졌다. 지금 우리가 겪는 불편함은 어쩌면 평생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내년 설에는 모두가 즐거운 명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랜 기간 답답함을 견뎌낸 만큼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갔을 때의 해방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쁠 것이다.

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9월까지 모든 국민의 70%에 대해 1차 무료 접종을 시행하고 11월에는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내년 설에는 모두가 한자리에 앉아 올해 설을 떠올리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이인아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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