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문에서] 올여름엔 꼭 반딧불이를

입력 : 2020-07-17 00:00


사진을 한참 들여다봤다. 너무 멋진 풍경이었다. 사진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직접 본다면 얼마나 멋질까. 취재를 한 기자에게 반딧불이가 정말 사진만큼 아름다운지 물었다. 실제로 보면 가슴이 뛴단다. 충남 홍성의 논두렁에서 반딧불이를 기다리다 겨우 한마리가 나타났는데도 너무 신기해 자신도 모르게 ‘와아, 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고 했다.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줄 알았던 반딧불이를 일상에서 직접 보니 더 신비롭다고도 말했다.

“기대한 것보다 더 좋았어요. 너무 좋아서 아예 ‘장박’이라고 한달 내내 텐트를 쳐놓고 주말마다 오는 가족도 있더라고요. 직접 체험해보지 않으면 몰라요.”

‘코로나 시대 여름휴가’ 기사를 기획하면서 농촌체험마을 취재를 다녀온 또 다른 기자의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체험마을에서도 방역활동을 철저히 하고 체험객 위생에 무척 신경 쓰고 있더란다.

무엇보다 아이들만큼이나 재미있어 하는 부모들이 의외였다고 했다.

2004년 우리 가족은 친한 이의 가족과 함께 충남 당진에 있는 한 체험마을에서 하룻밤 묵은 적이 있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 심심해할지 모른다는 걱정은 기우로, 아이들은 종일 지치지 않고 놀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마음 편하게 여유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예전에 다녀왔던 체험마을의 소식이 궁금해 인터넷으로 찾아봤다. 그동안 많은 체험객이 다녀가며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알려지던 소식을 몇년 전부터 쉽게 찾을 수가 없었다. 입소문을 타 많은 이들이 찾던 꽤 유명한 체험마을이었는데 말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농촌체험마을 또한 경영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체험객이 없어 운영을 중단한 마을도 있다고 한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농촌체험휴양마을 43곳을 조사한 결과 6월말 기준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67.6%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농촌체험관광 활성화를 위해 ‘농촌에서 여름휴가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은 최근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위생 수칙을 지키는 마을을 중심으로 ‘농촌 관광 클린 사업장’ 205곳을 선정했다. 또 클린 사업장 중에서 숙박시설을 갖추고 아이들과 체험하기 좋은 체험마을 11곳을 추천하는가 하면 체험과 숙박을 연계하는 패키지 상품도 소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휴가지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국내 유명 여행지를 피하는 게 대세라고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으면서 재미도 느끼고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이같은 조건을 다 갖춘 여행지로 농촌만 한 곳이 있을까. 농촌체험마을에서의 휴가는 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농촌의 일상을 느끼게 할 좋은 기회다. 꼭 체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맑은 공기, 맑은 물을 접하며 마을 계곡에 발을 담그거나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농법을 실천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농촌 마을 어느 곳에서나 반딧불이를 쉽게 볼 수 있다니 올여름 휴가는 농촌을 찾아 반딧불이가 펼치는 환상적인 장면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참, 반딧불이를 취재한 기자가 알려준 팁 하나. 반딧불이는 여유를 갖고 찬찬히 기다려야 하고, 나타났을 때는 사진을 찍으려 조급해하지 말고 눈으로 맘껏 즐기며 마음에 담아오란다. 함께 간 사진기자는 반딧불이를 찍으려고 마음 졸이느라 제대로 감상도 못했다는 후일담을 전하면서.

이인아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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