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영화 ‘신과함께’가 반가운 이유

입력 : 2018-09-14 00:00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이 최근 관객수 12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을 동원할 기세지만 그보다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성주신’의 등장이었다. 영화 속에서 성주신은 철거촌에 남은 할아버지와 손자를 지키려 인간으로 현신했다. 집으로 찾아온 깡패 같은 빚쟁이들을 쫓아내는 등 할아버지 가정을 보호하는 캐릭터인 것이다. 이 캐릭터가 얼마나 인기를 끌었는가는 인터넷 블로그 등에 실린 글들을 살펴보면 실감할 수 있다. 성주신이란 인간과 함께 살며 집을 지키는 수호신이라는 설명에서부터 도시에는 거의 없지만 농촌에서는 지금도 성주신을 모신다는 이야기까지 찾아볼 수 있다.

바로 이 대목이다. 농촌에 민간신앙으로 남아 있는 성주신이라는 콘텐츠를 영화적으로 변용했다는 점이다. 농촌 관련 소재가 영화 콘텐츠로 활용됐다고 할 수 있겠다. 더 나아가 관객들은 성주신을 모시는 농촌풍속도 알게 된다. 농촌에 대한 이해를 돕는 효과까지 거두는 셈이 아닐까. 특히 농촌을 전혀 모르는 젊은이들이 그 관객이라면, 영화 속 따뜻한 성주신 캐릭터로 인해 농촌을 친근하게 여기지 않을까. 그런 기대를 걸게 하는 영화이니 어찌 반갑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기대에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겠다면 다른 영화를 하나 더 거론해보자. 올 2월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Little Forest)>다. 도시에서 취업을 준비하다 지친 여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사계절을 보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사계절에 따라 변하는 농촌의 서정적인 풍경이 아름답게 담겨 있다. 주인공이 직접 농사지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먹는 음식들도 참 인상적이었다. 고향집에 도착하자마자 눈 속에 파묻힌 배추를 캐서 끓인 된장국을 맛나게 먹고, 직접 담근 막걸리를 오랜 친구들과 함께 마시는 행복까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늦은 저녁을 도시락으로 때우던 주인공에겐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진수성찬이었을지 모른다.

특별하지도 새삼스럽지도 않은 농촌에서의 생활. 그런데 취업문제 등으로 힘겨운 청춘들에게 위로와 휴식을 줬다. ‘힐링과 행복을 느낀다’ ‘귀농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영화소감들이 댓글로 달린 이유다. 그래서 주인공 친구의 다음과 같은 대사가 청춘들의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이유가 된다. “도시에 살다보니까 보이더라. 농민이 얼마나 괜찮은 직업인지.”

농촌에 대한 정서적 공감대 형성. 이 영화를 통해 젊은이들이 얻은 것을 나름대로 표현하면 그렇다. 힐링과 공감, 그리고 그것을 통해 농촌의 근본적인 가치를 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농촌으로 향하는 청년들이 늘어난다지만 여전히 많은 도시 젊은이들에게 농촌은 잘 알려지지 않은 삶터다. ‘농촌은 농사만 짓는 곳’이라는 막연한 인상에 그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이 영화들이 그런 인상을 바꾸는 데 역할을 하리라는 기대가 결코 섣부르지만은 않으리라.

현대는 영상의 시대다. 현재는 스마트폰이 대세다. 또 요즘 젊은이들은 예전과 달리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스마트폰으로 보는 세대다. 젊은이들에게 미치는 영화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성주신처럼 농촌 관련 콘텐츠가 담기고, 농촌이 위로를 주는 영화가 앞으로도 계속 나온다면 어떻겠는가. 젊은이들은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 농촌을 알고 이해하지 않겠는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확대와 함께 이런 것까지 더해진다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농촌으로 향할 것이라는 희망이 새록새록 생겼다. 농촌이 주는 정서가 결코 가볍거나 일회적이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강영식 (농민신문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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