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비료가격 상승세, 끝이 아닐 수 있다

입력 : 2022-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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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지표라는 것이 있다.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각종 경제지표 가운데 경기의 움직임보다 앞서 움직이는 지표다. 대표적인 것이 생산자물가지수다.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서비스 등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것인데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에 반영된다.

무기질비료가격의 선행지표는 국제 원자재가격이다. 요소·염화칼륨 같은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원자재가격이 제조원가의 70%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국제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무기질비료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농협경제지주는 2분기 무기질비료가격을 동결했다. 올 1분기 무기질비료가격이 지난해보다 평균 91%나 오른 상황에서 농협과 비료업체가 어려운 농촌 현실을 감안해 추가 인상을 억제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필요한 원자재를 미리 확보해뒀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업체들은 이제 하반기에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집 물량을 늘리기 위해 공동구매를 추진하고 러시아·중국 등 기존 수입국을 대체할 새로운 국가를 찾아 수입선 다변화에 나섰다. 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국제 원자재가격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수급관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농정을 내팽개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농협과 올해 무기질비료 상승분의 80%를 보조하기로 했다. 당초 각 30·20·30%를 분담하기로 했다가 추경안에서 슬며시 이를 10·10·60%로 조정해 농협에 부담을 전가하려 했다. 농업계 반발로 국회에서 농협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으나 정부의 갈지자 행보는 농정홀대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하반기엔 무기질비료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 전망이라 러시아·벨라루스 같은 주요 수출국에서 원재료 수입이 어렵고, 물류비·인건비 등 다른 비용도 떨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가격 상승은 물론 수급차질을 우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비료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업체들은 수집 물량이 적어 더 비싼 가격에 원재료를 구입해야 하는데 판매가격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니 물량 확보를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엔 판매가격을 올리고 싶은 마음이 깔려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요소수 사태처럼 일시적 수급문제는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비는 필요하다.

장재혁 (산업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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