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년 여러분께 특별히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입력 : 2022-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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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각 분야에서 청년세대에 대한 구애가 한창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선 병사 월급 200만원 인상 공약도 나왔다. 농업계도 다르지 않다. 농업 관련 거의 모든 기관·단체가 청년농에 ‘러브콜’을 보낸다.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내놓은 주요 기관·단체장 신년사에서도 청년농 육성 내용은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특히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스마트농업을 통한 청년농 육성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올해 네덜란드에서 열리는 ‘제3회 농업인공지능경진대회’ 최종 예선을 통과한 한국 청년이 지난해 11월 완공한 전북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보육생 출신이라고 전했다. 이 청년은 국제기구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던 중 농업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 귀농을 결정했다는 사연도 소개했다. 이어 “청년 여러분께 특별히 권유드리고 싶다”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면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찾아가보라”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던 청년이 스마트팜을 창업하고 혁신밸리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학생이 주변 스마트팜에 취업함으로써 ‘스마트농업 클러스터(집적지)’가 만들어진다면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말은 비단 스마트팜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새해초 찾은 전북 정읍의 논두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논콩 재배단지에서 만난 3040세대들은 화려한 스마트팜을 꾸리지도, 고소득이 보장된 원예작물을 다루지도 않았다. 그저 흙 묻은 장화를 신은 채 지난해말 파종한 밀이 잘 자라고 있는지 살폈다. 합심해 생산원가를 낮추고 수확한 콩을 팔기 위해 전국 각지를 다녔다. 마을 이장으로서 어르신들의 손발이었고 다자녀 2∼3명을 키우는 건강한 부모였다.

노지 식량작물 재배, 농촌살이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들도 와닿았다. 정부가 청년에 농지를 임대하면서 쌀 이외 작물을 심게 하는 것, 지난해산 콩 수매가격을 전년보다 200원 오른 1㎏당 4700원으로 책정한 것, 가공업계 선호도가 높은 콩 품종에 대해 수확기 평균 도매가격의 87.6%에 사들이는 것, 콩 재배용 농기계를 확대 보급하는 것 등 정부 지원 확대가 시나브로 자신들을 농촌으로 불러 모았다는 이들의 말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떠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스마트팜은 스마트팜대로 농업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그러나 들녘에 심은 콩·밀에서도 농업의 미래는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청년 여러분께 특별히 권유드리고 싶다. 전북지역 논콩 재배단지를 찾아가보라고. 아울러 정부 관계자께도 특별히 권유하고 싶다. 이들이 논밭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라고.

김소영 (정경부 차장) spur22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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