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탄소중립 농업 앞당기려면

입력 : 2022-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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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0년에 걸쳐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은 우리나라 면적보다도 넓은 1800만㏊를 태웠다. 2021년엔 인도 우타라칸드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두개의 댐이 무너지고 인근 마을이 물에 잠겼다.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히말라야 빙하의 붕괴였다. 겨울철 빙하가 녹으며 빙하 뒤에 숨어 있었던 물이 흘러와 마을을 뒤덮은 것이다. 이 때문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돼가고 있다. 요즘은 강산이 변하는 데 5년이면 충분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년 동안 이상기후가 반복되며 농작물 생산에 큰 피해를 줬다. 한파로 언피해가 발생한 나무, 이상저온에 얼어붙은 꽃눈, 긴 장마에 기승을 부리는 식물질병 등이 매년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탄소 배출량·흡수량이 같은 상태로 유지되는 것)’에 정부가 더욱 힘을 싣는 이유다.

하지만 막상 농업분야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할 방법은 그 당위성만큼 선명하지 않다. 무기질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면 탄소배출량이 줄어든다고 하지만 어떤 방법을 실천했을 때 얼마나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지를 산정할 정확한 ‘배출계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친환경농업에 대해서도 논란이다. 무기질비료 대신 퇴비 등 유기질비료를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줄어들지만 메탄 발생량은 늘어난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25배 이상 높이는 탄소화합물이다. 또 농민들이 저탄소농법을 도입하도록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나 ‘농업·농촌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사업’ 정비도 시급하다.

축산분야에선 축산분뇨 정화시설인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활용해 온실가스 저감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고 있지만, 경종분야에선 온실가스 저감량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 역시 인센티브나 배출권 산정의 근거가 되는 계수 개발이 미흡한 탓이다. 정부는 2050년까지 농업분야 탄소배출량을 1540만t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기후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욕심에서가 아니라, 현실로 닥쳐온 기후변화의 위기를 조금이라도 늦추고 완화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탄소중립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되려면 저탄소농법에 대한 계수 마련을 서두르고 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활성화할 방안을 정비하는 등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김다정(산업부 차장)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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