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농업통계 수수방관 언제까지?

입력 : 2021-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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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농업통계를 아직도 누가 믿나요?”

통계청이 농업통계를 내놓을 때마다 농업계에선 이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특히 주요 농작물의 재배면적·생산량 조사 결과에 대한 언성이 높다.

통계청의 농업통계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것은 똑같은 농작물을 두고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의 조사 결과와 너무 큰 차이를 보이는 일이 비일비재해서다.

두 기관의 조사치는 표본조사를 통해 추정한 결과인 만큼 어느 것이 맞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럼에도 엇박자 통계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으레 통계청으로 향한다. 산지 물량이나 시세 등에 비춰 봤을 때 통계청 조사 결과와 현실의 괴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에도 올 양파 생산량 조사 결과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통계청의 7월 발표에 따르면 올 양파 생산량은 157만6756t으로, 지난해(116만8227t)보다 35% 늘었다. 반면 농경연은 6·7월 관측월보를 통해 올 생산량이 136만9000t으로 전년(134만t) 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량 조사 결과가 무려 20만t 넘게 차이 나는 것이다.

이번에도 뭇매를 맞는 쪽은 통계청이었다. 통계청이 내놓은 올 양파 생산량은 2019년(159만4450t), 2014년(158만9957t)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처럼 생산량이 막대하다면 양파값이 급락하는 등 수급대란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게 농업계의 반응이다.

통계청의 농업통계는 올해만 해도 도마 위에 여러번 올랐다. 4월에는 올 조생양파 재배면적을 농경연(2939㏊)보다 절반가량 적은 1500㏊로 발표해 산지의 빈축을 샀다. 이를 인정하듯 7월 통계청이 내놓은 ‘2021년 보리·마늘·양파 생산량 조사 결과’에는 올 조생양파 재배면적이 2151㏊로 상향 조정돼 있다. 최근에는 통계청이 농가소득을 계산할 때 소득이 크게 낮은 1인가구를 제외해 결과치가 크게 부풀려졌다는 지적도 일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통계청의 현실성 떨어지는 일부 농업통계는 수급대책 등 농업정책을 세울 때도 뒷전으로 밀려나는 신세다. 목적에 걸맞게 활용할 수 없는 통계에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농업통계를 두고 사달이 날 때마다 제시되는 해법은 매번 같다. 전문성과 현실성을 갖출 수 있도록 농업통계사업을 농림축산식품부로 이관해 일원화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공염불에 그치기 일쑤다. 그러는 사이 엇박자 통계, 현실성 없는 통계에 농가들이 우왕좌왕하는 일이 날로 늘고 있다.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하루라도 빨리 끊어야 할 때다. 더이상의 수수방관은 답이 될 수 없다.

하지혜 (산업부 차장) hybr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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