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빠르미’ 보급이 기대되는 이유

입력 : 202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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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미>라는 극조생종 벼 품종이 있다. 충남도농업기술원이 2009년부터 국내외 조생종 품종을 교배해 개량한 품종으로 생육 기간이 70∼80일에 불과하다. 국내 벼 품종 가운데 가장 짧다. 이에 이기작도 가능하다. 2019년 도농기원 답작시험포장에서 이뤄진 <빠르미> 재배 실험에 따르면 4월17일 모내기해 7월27일 첫번째 수확을 했고, 7월30일 두번째로 모를 심어 10월23일에 벼베기를 했다.

최근 <빠르미>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행사가 잇달아 열렸다. 우선 4월30일 당진시 송악읍에서는 <빠르미> 이앙 시연회가 진행됐다. 도농기원 답작시험포장을 벗어나 농가의 논에서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지금까지가 연습이었다면 이제는 실전에 <빠르미>를 투입한 것이다.

당진해나루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이곳에서 ‘두번’ 생산된 <빠르미>를 전량 수매해 판매할 계획이다.

농가 단위에서의 <빠르미> 재배 실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더욱 튼튼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같은 면적에서의 쌀 생산량을 지금보다 두배 가까이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쌀이 남을지 몰라도 갈수록 빈번해지는 자연재해 등으로 식량위기는 언제든 닥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경지면적은 갈수록 줄고 있어 이기작을 위한 품종 확보 및 재배기술 정립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향후 남북관계가 개선돼 북한에 쌀을 지원하게 될 때도 <빠르미>는 그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5월25일 부여군 부여읍의 한 비닐하우스에서는 삼모작을 위한 <빠르미> 이앙 행사도 열렸다. 이 비닐하우스에서는 최근 토마토 수확을 마쳤으며, 이날 이앙한 <빠르미>는 8월말 수확할 예정이다. 그다음 다시 오이를 재배해 삼모작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부여지역 시설하우스에서 삼모작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다만 벼는 포함하지 않고 수박·토마토·오이·애호박·멜론 등을 돌아가며 세번 재배한다. 이 때문에 염류집적과 선충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담수법을 도입한 농가도 적지 않다.

담수를 하면 뿌리썩음병 발생이나 선충 피해가 줄어들면서 농작물의 품질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한작기를 쉬기 때문에 소득이 일정 부분 줄어들 수 있다. <빠르미>를 재배하면 담수에 따른 염류집적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벼 재배 소득까지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빠르미>의 본격적인 보급과 재배 확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서륜 (전국사회부 차장) seolyoo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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