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상기후에 고민해야 하는 이유

입력 : 2021-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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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2℃까지 내려가는 봄, 영상 20℃까지 올라가는 겨울…. 말 그대로 ‘이상한 기후’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이들이 있다. 바로 농민이다. 이들은 이상기후의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는다.

최근 몇년간 가장 두드러진 이상기후는 단연 봄철 언피해다. 입사 초, 언피해를 취재하며 “작년에도 피해가 심했나요?”라고 묻자 “작년이요? 7∼8년 전부터 봄이면 가장 무서운 게 언피해인데요”라고 답하던 농민들이 생각난다. 농업계에 관심 없는 이들은 몰랐겠지만, 농민들은 봄마다 지옥을 겪고 있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어김없이 발생한 언피해에 농민들은 한순간에 주저앉았다.

“자고 일어나니 작물이 다 얼어 죽었습니다.” “겨울이 따듯해서 꽃이 일찍 피더니, 봄에는 일찍 개화한 꽃들이 다 동사했네요.” “결실이 잘된 줄 알았는데… 허망합니다.”

봄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겨울 날씨도 널뛰기를 한다. 지난 1∼2월엔 불과 한두달 새에 겨울 기온이 영하 18℃부터 영상 20℃까지 오르내렸다.

여름 날씨는 어떤가. 폭염이 이어지면 작물들은 말 그대로 ‘쪄 죽는다’. 또 기온이 올라가면 병해충 발생량도 늘어나기 일쑤다.

언피해·폭염피해 등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농업 피해에는 마땅한 대책도 없다. 한번 발생하면 농사를 망치는 것으로 끝이다. 사람이 어쩔 수 없는 날씨 문제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은 게 농민들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이상기후가 지나가면 어김없이 ‘금(金)추’ ‘금(金)파’라는 말이 나온다. 이상기후로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한 결과다.

하지만 농작물 가격상승의 혜택을 농가들이 온전히 누리는 것은 아니다. 이미 파종한 종자값은 이상기후로 작물이 해를 입으며 손실을 봤고, 늘어나는 병해충 발생을 막기 위해 살포한 농약값도 만만찮다. 게다가 특정 품목 가격이 오르면 이듬해 재식 면적이 크게 늘어나 전반적으로 값이 폭락하는 후폭풍도 생각해야 한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최근 정부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탄소를 2050년까지 줄이기 위한 ‘2050 탄소제로(0) 선언’을 발표했다. 탄소를 줄여 이상기후를 최대한 저지하려는 구상이다. 현실성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나, 바람직한 방향이다. 탄소중립이 달성되면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 피해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상기후는 먼 나라 이야기도, 다른 산업 이야기도 아니다. 농업·농촌·농민의 현재와 미래를 위협하는 핵심 이슈가 됐다. 농업계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서진 (산업부 기자) dazzl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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