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라이브커머스,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입력 : 202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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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통업계의 핵심 화두는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상거래)’다. 백화점·홈쇼핑 같은 전통적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와 포털 사업자들도 속속 라이브커머스에 뛰어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라이브커머스가 유망 판매채널로 떠오른 결과다.

라이브커머스는 잠시 스쳐가는 유행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지난해 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라이브커머스시장이 올해 2조8000억원, 2023년엔 1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이브커머스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도 확대되는 형국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라이브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해 제철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온라인 축제를 여는 광경은 더이상 새롭지 않다. 시·군 농업기술센터들도 농민을 대상으로 한 라이브커머스 교육과정을 앞다퉈 운영 중이다.

라이브커머스의 부상이 소규모 농가에도 호재로 작용할까. 취재 중 만난 한 유통 전문가는 “잘 이용하면 소농들의 판로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농사 규모가 작아 대형 유통업체나 도매시장을 상대하기 버거운 소농들에게 유리한 유통채널이 라이브커머스라는 분석이다.

물론 이런 장밋빛 전망을 현실화하려면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한다. 기존 유통채널처럼 판매해선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가 어렵다. 무엇보다 라이브방송에선 농산물의 개성을 살린 다양한 콘셉트의 볼거리가 필요하다. 단순한 농산물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시청자에게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충남 홍성의 한 딸기농가가 진행한 라이브방송에서 가능성을 봤다. 딸기의 당도·경도를 높이기 위한 자신만의 농법을 시연하고, 농장의 이모저모를 보여주는 농민의 모습엔 방송을 끄지 않고 계속 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날 방송은 완판으로 끝났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라이브커머스쇼를 진행하고, 방송을 여는 족족 충성도 높은 시청층을 불러 모으는 ‘셀럽(Celebrity의 줄임말·유명인)’ 농민의 탄생이 머지않아 보였다.

일각에선 라이브커머스의 무기인 ‘소비자와의 실시간 소통’이 양날의 칼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농민들이 상세한 설명으로 시청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반면, 방송 중 한순간의 실언이나 허위·과장 표현으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어서다. 재미에 치중해 무리수를 둬서는 안되는 이유다. 라이브커머스라는 새로운 유통채널에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규희 (산업부 기자) kyuhe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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