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년농 밀착마크가 필요하다

입력 : 2021-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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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명, 1356명, 1209명.

2017∼2019년 정부의 귀농·귀촌 관련 통계에 나온 청년 귀농인(40세 미만, 가구수 기준) 숫자다. 그렇다면 이들 중 매년 몇명이 도시로 돌아갔을까? 또 농촌을 등진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 이를 정확히 파악한 통계나 ‘탈농’한 이유를 듣고 정리한 자료가 없어서다.

현재 정부의 청년농 육성정책은 대부분 ‘유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청년농에게 3년간 매월 80만∼1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 농업법인 취업지원사업, 귀농창업활성화 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청년 귀농 장기교육사업도 있지만, 이 역시 농가에서 ‘6개월’간 체류로 작기를 한번 경험하는 정도에 그치는 셈이다.

청년농정책을 영농 진입 단계에 맞춰 세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지는 꽤 됐지만 정책 개선이 없다보니 청년농들의 불안과 불만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우선 청년농을 ‘40세 미만’으로 통칭해 일률적으로 지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많다. 승계농·창업농 여부, 농사기술 수준, 농지 소유 여부 등에 따라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3년간 정착금을 지원하는 ‘청년창업농 영농정착 지원사업’ 대상 청년농 중 승계할 농지가 없는 이의 비율이 38.3%에 이른다. 지원이 끝난 후 이들이 어떻게 농사기반을 유지하며 소득을 창출할지에 대한 답을 누구도 제시하기 어렵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문제도 많다. 수십년째 변함없는 천편일률적인 농사교육, 청년농이 농지 구입 과정에서 겪는 정보 소외, 기성농민과 청년농 사이의 세대 갈등 등으로 복잡다단하다. 3월초 농협경제연구소가 개최한 미래농협포럼에서 “청년농 100명을 불러 모으면 영농의 어려움도 정확히 100가지가 나올 것”이라는 한 청년농의 말에 참석자 모두 유구무언이었다.

지금 정책대로라면 한해의 농사 실패가 ‘탈농’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농업은 농지·농자재 마련, 기술 습득, 판로 확보를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하는 산업이다. 요즘 주목받는 ‘스타트업’과 다를 바 없다. 기후 사정, 농산물 가격에 따라 자칫 소득은커녕 빚만 잔뜩 질 수 있지만, 청년농의 재기를 돕는 정책도 현재로선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의 조직도에서 ‘청년’을 검색어로 넣으면 업무 담당자가 딱 두명 나온다. 한명은 다른 업무를 겸하고 있어 사실상 전담자는 한명에 불과하다. 짜임새 있는 정책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다. 농업에 뛰어든 청년농들이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도록 밀착마크할 방안이 필요한 때다.

김해대 (정경부 차장기자) hda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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