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비상을 꿈꾸는 꽃, 花이팅!

입력 : 2020-11-25 00:00

01010101901.20201125.900007675.05.jpg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화훼산업법)’ 시행에 발맞춰 ‘꽃 소비문화를 바꾸자’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행사장에 가면 화환을 살펴보는 버릇이 생겼다. 조화(인조 꽃) 비율이 얼마인지, 생화는 몇송이나 꽂혔는지, 새 꽃인지 재사용 꽃인지.

‘재사용 화환 표시제’로 화훼업계는 생화 소비가 늘 것이란 기대와 함께 불건전한 화환 유통시장이 바로잡힐 것으로 여겼다. 꽃집 상인들은 “이윤을 더 챙기기 위해 주문받은 화환을 직접 제작하지 않고 화환제작소에 저가로 주문하면서 재사용이 만연해졌다”고 자성했다. 꽃 소비를 활성화하고 올바른 화훼문화가 정착하도록 신화환 보급·개발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러면서 화환을 재탕·삼탕할 수밖에 없는 유통구조를 만든 가장 큰 ‘원흉’으로 장례식장을 지목했다. 장례식장에 제단용 꽃을 공급하려면 판매대금의 40∼70%를 현금 리베이트로 상납해야 하는 게 관행화돼 있어 꽃을 여러번 사용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는 게 납품업자들의 얘기다. 장례식장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아야 소비자가 바가지를 쓰지 않고 꽃 재사용도 막아 혼탁한 화환 유통시장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화훼업계는 화훼 소비를 늘리고 재사용 화환 표시제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법에 ‘화환’에 대한 정의도 명확히 적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재사용 화환 규제가 생화에만 적용되다보니 화환에 조화 사용 비율이 급증하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화훼업계는 화환은 생화를 사용해 만든 것으로, 조화 사용률이 20%가 넘는 것은 화환 본래의 의미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일본·베트남의 경우 화환에 100% 생화를 사용한다.

예식장과 행사장에 전시된 신(新)화환을 접한 사람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았다. 꽃바구니와 작은 꽃다발, 화분으로 구성된 나눔형 신화환은 행사가 끝난 후 하객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으로 꼽혔다. 꽃 문화를 생활 속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3단 화환 대신 신화환을 보내고 싶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신화환은 이름 그대로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개념의 화환을 뜻한다. 신선한 생화만으로 만든 신화환은 친구·가족끼리 선물용으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집이나 사무실에 가져가 기르거나 꽃꽂이용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꽃 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3단 화환을 주고받던 문화가 하루아침에 바뀌기는 어렵다. 화훼업계·지방자치단체·정부가 관심을 갖고 협업해야 가능하다. 우선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예식장·장례식장에 신화환 반입만 허용하고, 정부와 농협·농민단체가 각종 행사에 신화환을 보내는 것부터 시작해보면 어떨까.

노현숙 (전국사회부 차장) rhsook@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