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이번에는? 이번에도 …

입력 : 2020-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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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예산 심사 시즌이다. 정부가 꾸린 내년도 살림살이를 국회가 심사하는 이 시기에, 남들보다 조금 앞서 올해를 되돌아보는 ‘연말정산’을 해보고자 한다.

올해는 누가 뭐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해였다. 화훼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을 시작으로 농업분야도 코로나19로 씻기 힘든 피해를 봤다. 그런 피해를 전하고, 대책을 요구하는 기사를 많이 썼다. 특히 59년 만에 네차례나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기억에 남는다.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본 화훼·농촌관광·외식·친환경농업·농식품수출 업계의 피해를 보듬을 수 있도록 농업분야에도 충분한 예산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허공 속 메아리에 그쳤다.

정부는 1차 추경에 농업분야 예산을 단 한푼도 반영하지 않은 데 이어 2차 추경에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농업예산을 오히려 700억원 넘게 감액했다. 3차 추경에서는 ‘구색 맞추듯’ 쥐꼬리만큼 반영했고, 4차에서는 또다시 외면했다. 네차례 추경 편성 과정에서 농업계는 ‘이번에는?’ 하며 기대했다가 ‘이번에도…’라며 한탄하길 반복했다.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예산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본예산보다 8.5%나 증액한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지만, 농업예산은 올해(15조7743억원)보다 고작 2.3% 늘린 16조1324억원으로 짰다. 이에 따라 내년도 농업예산이 국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에도 못 미치는 2.9%에 머물게 된다.

돌이켜보면 어디 올해뿐일까. 지난 10년간의 보수정권은 물론 현 정권에 들어서도 농업의 처지는 초라하다. 2018년부터 내년도 예산안까지 포함해 국가 전체 예산이 약 127조원 증가하는 동안 농업예산은 그의 1% 수준인 1조6000억원만 늘었다. 그나마도 공익직불제 시행을 위한 예산이 대폭 반영된 덕분이다.

이번에는 다를까. 최근 예산당국의 수장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농업부문의 부가가치와 인구가 줄어들면서 농업부문 예산의 절대 규모는 늘어나지만 비중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이가 있다”고 말했다. 농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코로나19 시대 식량주권과 환경을 지키는 농업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으며, 그런 농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농업예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년도 예산안이 확정될 무렵에는 ‘이번에도…’라는 한탄 대신 ‘이번에는!’이라는 감탄을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양석훈 (정경부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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