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청정 제주를 지키는 사람들

입력 : 2020-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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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발길이 뜸한가 싶더니만 요즘 제주엔 유명 관광지는 물론 평범한 농촌에서도 관광객들이 쉽게 눈에 띈다. 지난 추석 연휴에 28만명이 제주를 찾은 데 이어 한글날 연휴에도 14만명이 제주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제주로 향했기 때문이다. 연휴는 끝났지만 나들이를 부르는 맑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적잖은 사람들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어업과 더불어 관광업이 경제의 주축인 제주에서 관광객은 없어서는 안될 귀한 손님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취재 중에 만난 한 농민은 “제주는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부터도 청정한 지역”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착용한 것을 이르는 말)를 하고 돌아다니는 외지인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주는 2일 59번 확진자가 퇴원하면서 112일 만에 치료 중인 환자가 한명도 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또 59번 확진자가 발생한 다음날인 9월24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7일째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총 발생자수 역시 12일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적은데, 이같은 결과는 저절로 나타난 게 아니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수시로 고위험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행정조치를 발동 중이며 공항과 항만에서는 국경 수준의 방역을 유지하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 공항 출국·도착장에서는 183명이 발열 증상자로 분류돼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했다. 일반 제주도민도 전염병 확산 방지에 한마음이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은 물론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은 농촌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이며 여러 사람이 참가하는 모임은 자취를 감췄다. 올 추석에는 농촌 어르신 대다수가 육지에 사는 자식들에게 고향에 찾아오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 어르신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고 외출이나 가족간 만남도 자제하고 있는데, 부주의한 일부 관광객 탓에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청정 제주는 수십만 도민의 삶의 터전이자 우리 국민이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찾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이러한 안식처마저 전염병이 만연한다면 심리적인 압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로부터 제주를 지키려면 그곳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김재욱 (전국사회부 차장) kjw89082@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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